[ 삼성 ] 본사 해외이전 가능성은?

이다인 기자 / 2020-06-15 11:13:00
삼성의 한국탈출, 해외이전하게 된다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균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미중갈등속에서 세계는 리쇼어링 전략을 추진중이다. 삼성은 사실상 진퇴양난의 입장에 서 있다. 한국에서 계속 경영을 유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재벌 개혁과 관련하여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상속세 뿐만 아니라 소유제한, 순환출자 문제, 금산분리 규제 등와 관련하여 다양한 규제들로 저격을 받아왔고, 최근 들어 대국민 사과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등 많은 부분에 대해 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삼성은 유례없이 기소 여부를 국민이 판단해달라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면서, 몇몇 사람들은 삼성은 해외이전이 답이라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해외이전 사례들은 많다. 실제로 스웨덴 대표 기업인 이케아는 세금과 반기업정서를 피해 네덜란드로 본사를 이전했고, 이탈리아의 자동차 기업인 피아트도 본사를 영국으로 옮겼다. 가전제품 제조회사인 다이슨도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하였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도 1991년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했는데, 2015년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려다 런던에 잔류한 바 있다.



삼성의 해외이전 어떻게 봐야 할까? 실제로 이러한 논란은 IT업계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이미 해외 공장들을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고, 국내 일자리 문제는 세금을 쏟아부어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 기업 정서와 맞물려 앞으로, 삼성을 필두로 대기업들의 한국탈출 러시가 시작된다면, 어떻게 될까?





프롤로그 1. 이재용, 검찰 구속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6월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 부장검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 부장검사는 1998년 공인회계사,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했다. 그는 군산지청 소속이던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차출돼 현대자동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에 참여하면서 특별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박영수 특별검사, 수사기획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중수1과 검사가 윤석열 총장이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총장이 수사팀장을 맡은 이른바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파견돼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수사·공판 과정에서 법무부의 외압과 방해가 있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관철해 재판에 넘겼고 박형철 부팀장이 사직한 뒤에도 마지막까지 공소 유지를 담당해 원 전 원장 유죄를 끌어냈다.



그는 2016년 말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에도 파견돼 국정농단 주요 수사를 진행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했고, 특검 안에서 대다수 검사가 수사를 꺼렸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접 조사해 2017년 2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 활동 종료로 국정농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017년 4월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두 번째로 청구했지만 다시 기각됐고, 이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 시절인 2017년 12월 우 전 수석 사건을 다시 맡아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그를 구속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018년 3월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때 수사지원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측은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배수진을 쳤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에게 시쳇말로 "‘맞짱’ 한 번 떠보자, 어디 한 번 해보자, 이판사판이다, 붙자", 하고 대든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검찰 기소의 타당성을 따져봐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이 삼성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만 한 것인지, 아니면 아주 나쁜 의도를 갖고 ‘삼성 죽이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검찰 말고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심의를 해달라고 신청한 것이다. 



6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이로써 대검 심의위가 이 부회장 등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커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불기소나 기소유예 가능성도 생겼다. 


2. 삼성의 프로젝트 및 투자 계획 차질

검찰이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은 또다시 총수 부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속 여부에 따라 이 부회장의 '뉴삼성' 구상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2017년 2월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활발히 경영활동을 펼쳐왔다. 2년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서게 됐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은 물론 삼성이 성장을 위해 준비해 온 프로젝트와 투자 계획들을 집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 같은 중대한 결정은 기업 오너가 아니고서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신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삼성그룹은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 약 반년 만인 2018년 8월 삼성은 총 180조원을 경제 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25억원은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배정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까지 글로벌 1위로 올려 놓겠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의 위치는 1위와 격차가 큰 2위다. 1위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한 대만의 TSMC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2029년까지 12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5nm 공정을 위한 공장을 세울 것과 대만의 마오리현에 신규 패키징·검측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삼성은 중대 기로에 서있다.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저가 물량 공세로 장악하기 시작했고 이에 삼성은 연내 사업을 중단,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생산 체제를 전환키로 했다. 


삼성전자의 한국 평택 EUV D램 공장 착공에 이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EUV 전용 반도체공장 설립 계획이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반도체 공장부지에 설립예정이었던 EUV 공장 설립을 위한 계획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 신청 등으로 최종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부득이 하게 착공 연기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클러스트 내 빈 부지에 새 공장 설립 인허가를 내 준 것으로 전해진다. 인허가를 승인받은 직후부터 삼성전자는 공장설계도면과 시공사 선정 등 모든 제반 준비를 마치고 2023년 가동을 목표로 EUV 전용 반도체 공장 착공을 추진했다. 오스틴에 새로 만들어지는 EUV 전용공장은 당초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가 최첨단 D램 생산도 병행되는 형태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새 EUV 공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하는 빅 이벤트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스틴 새 반도체 공장 착공이 한미 방위비 협상의 활로를 뚫는 동시에 양국 간 동맹을 굳건히 할 카드로도 떠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협조 속에 진행되던 반도체 신(新)글로벌 공급망 프로젝트 또한 무산될 위기에 처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오스틴 공장은 글로벌 ICT 기업과 삼성전자의 협업을 위한 전진기지다. 그 한 예가 AT&T와 함께 추진하는 반도체 공장 맞춤형 5세대(5G) 통신이다. 오스틴 공장에선 지난해부터 5G를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한 반도체 생산 체계를 구현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5G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10배 이상 많은 센서를 공장 내에 부착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월 20일 경기도 화성 EUV(극자외선) 전용 생산 라인을 찾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등이라는 긴 여정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 파운드리 기술력을 갖췄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은 뒤처지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서 설계에 강점을 지닌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2위인 AMD와 모바일 GPU 개발에 나서고 있다. AMD 오스틴 캠퍼스와 삼성 오스틴 공장은 차로 30분 거리에 불과하고, ARM 캠퍼스 또한 지척이다. 



3. 미중갈등과 국제정세



지난해 삼성전자가 중국 광둥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하면서 인근 상권이 무너지고 인력 구조조정에 직면하는 등 지역경제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SCMP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지난 10월 중단한 후 인근 식당이나 점포의 60%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되며, 폐업 점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식당, 약국, 슈퍼마켓, 편의점, PC방, 호텔 등 인근 상권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그 협력업체 직원들의 소비에 의존해 왔다. 



미국이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와 그 자회사 하이실리콘에 초강력 제재안을 공표한 가운데 중국이 삼성 총수 이재용 부회장에게 투자를 더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과 만난 중국 산시성 후허핑 서기는 "플래시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상호협력을 더 강화하자"면서 "산시성 삼성 프로젝트를 전면 지지하고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중국 시안에 플래시메모리 공장을, 시안과 텐진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사업은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같은 후 서기 발언은 삼성에 투자를 더 해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화웨이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미국 소프트웨어(EDA 등)나 제조기술(장비)로 반도체를 설계 생산하려 할 때 이에 대해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 제재안 골자다. 120일 유예 기간을 거친 후에는 승인 없이 제품을 설계 생산할 경우 이른바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것이 미국 제재 방향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등 미국회사뿐 아니라 화웨이 같은 중화권 기업들과도 밀접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TSMC가 미국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TSMC가 생각보다 빠르게 미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발표하면서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 'S2'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비롯한 중화권 업체들로부터의 물량을 더 많이 수주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P40프로'. 핵심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제품이다. 당초 미국 제품을 썼다가 미국의 대중국 제재 여파로 바꾼 것이다. 또, 5G 스마트폰인 '메이트30'의 디스플레이는 삼성, 메모리 반도체는 SK하이닉스 제품이 장착된다. 미국이 화웨이의 부품 조달길 차단에 나서는 등 중국과의 갈등이 다시 커지자 우리 기업들이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을 포함한 주요 외국 첨단기업 관계자를 불러 미국의 대중 압박에 가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에 미국이 사실상 금수 조처를 취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중국 당국은 안정적 기업 운영을 위한 표준적 다각화 전략 수준을 넘어서는 생산기지 이전은 보복 대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결정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엔 기존 사업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 기업에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부품을 공급하면 아무런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개방적 무역 관행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외국 기업에 대한 소환·경고는 경제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주도하고, 상무부와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보이콧을 따르지 않으면 미국 국내법 위반에 따른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의 동맹국 기업들도 보이콧에 동참하라는 압력에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쪽도 보복을 공언하면서, 양대 경제 강국의 정면충돌에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4. 한국 내부의 문제

​문재인정부

경제가 최악의 국면으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포퓰리즘에 맛들린 한국 사회는 지금 냄비안의 개구리마냥 곧 다가올 후과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퍼주기’와 ‘망가뜨리기’에 여념이 없다. 2018년 실업률은 4.5%로 2001년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고 청년실업률은 11.6%였다. 취업자수 증가는 2017년 3월 46만명에서 올해 3월 11만명으로 급격히 줄었으며, 실업급여도 올해 1분기 지급액이 1조5천억원을 넘는다. 현실을 직시하야 한다.



기업도 죽어가고 있다. 평소 삼성 때려 잡는 것은 항상 하던 일이고, 최근에는 한진 LG 등 연일 대기업 죽이기에 들어섰다. 대기업 경영권을 빼앗아 아예 노동자경영(勞營)기업이나, 국민연금 자회사로 만드는 것을 개혁이랍시고 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채산성이 악화돼 고용축소와 폐업으로 서민 일자리는 더욱 줄이고 있다. 크든 작든 기업의 활기와 활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죽겠다는 아우성뿐이다. 

​2019년, 일본의 경제 보복(수출 규제)이 현실화한 뒤 정부가 혁신성장과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을 확대하겠다면서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대통령까지 소재 산업 대기업을 찾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난리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R&D 예산 증가율은 2018년 1.0%, 2019년 4.1%였다. 2017∼2019년 연평균 R&D 예산 증가율은 2.6%에 불과했다. 경제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 R&D를 촉진하기는커녕 심하게 홀대해왔고, 사실상 싹을 죽인 거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 8월 21일 내놓은 ‘혁신성장 확산·가속화를 위한 2020 전략투자방향’ 등은 “내년에 D.N.A. + BIG 3 분야에 올해보다 1조4600억 원(45%) 늘어난 4조7100억 원의 예산을 넣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예산이 D.N.A.나 BIG 3 예산으로 분류되는지 설명도 없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을 두고 재벌개혁 후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한 데 이어 정부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근거로 최근에 있었던 두가지 사례를 구체적으로 꼽았다.

​첫번째 근거로 2019년 5 7일 공포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조했다. 특경가법 14조는 5억원 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대한 취업을 금지한다. 하지만 시행령은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의 범위를 범죄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기업, 범죄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제3자의 출자·근무 기업, 공범의 출자·근무 기업으로 좁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재벌 총수일가가 배임·횡령 등의 범죄행위로 수백억,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힌 자신의 기업체에 계속 취업하는 것이 방치되고 있다며, 법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를 무시해 왔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번에 ‘범죄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도 취업금지 대상으로 확대했다.

​시행령 개정이라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앞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재벌총수의 경영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 근거는 2019년 4월 25일 공정위가 케이티(KT)를 담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케이티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K)뱅크의 지분을 현재의 10%에서 34%로 늘리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한도초과보유주주(대주주) 승인 심사를 요청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으면 5년간 대주주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면 최소 벌금형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케이티의 지분 확대는 어렵게 됐다”며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제정할 때 개혁진보진영에서 정부가 대기업을 봐주기 위해 은산분리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것이 오해라는 게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5. 삼성전자의 해외 이전설

'삼성이 핵심사업부문의 미국 이전을 결정했다. 이 핵심부문은 연구개발(R&D) 사업과 반도체사업. 삼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의도 끝냈다. 이주하는 삼성 직원은 물론 가족 전원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키로 했다. 삼성을 위한 사업장 이전 부지도 미국 측에서 영구 무상제공키로 합의됐다.' 이는 지난 2018년 8월 카카오톡을 통해 재계에 삽시간에 돌았던 지라시(정보지) 내용이다. 놀랍고도 황당한 일이었다. 물론 삼성의 공식 반응은 "사실무근"이었다. 그래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이처럼 삼성의 본사 해외이전설이 제기된 건 하루이틀이 아니다. 삼성 본사 이전설은 '삼성공화국'이란 프레임이 등장한 1990년대 말부터 심심하면 터져나온 단골손님이다. 그간 삼성의 본사 이전은 반삼성 여론에 대한 반발심리 정도로 여겨져왔다. 실제로 삼성의 본사 이전이 실현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삼성 없는 한국 경제를 상상해보자. 삼성 전체의 연간 매출은 300조원 이상이다. 주력인 삼성의 수출비중은 전체 20% 이상이다. 삼성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이다. 삼성은 매년 1만2000명가량 청년일자리도 창출해왔다. 삼성의 공백이은 국가경제에 재앙인 이유다.



삼성의 선택지는 뻔했다. 삼성은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어 보였다. 더 이상 삼성은 '사업보국'을 지켜야 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5일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는 이 부회장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다시 준 것이다. 동시에 삼성의 본사 이전설을 한 방에 잠재우는 판결이기도 하다. / [윤중로] 삼성에게 국적이란



삼성전자가 내는 세금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가운데 30%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법인세 부담이 오히려 낮아진 미국의 경쟁업체들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률(법인세 비용/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도 지난 2017년에는 24.9%였으나 지난해에는 27.5%로 역대 최고치로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총 16조8천200억원으로, 전년(14조100억원)보다 무려 20.1%나 늘어나며 창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15년(6조9천억원)의 2.4배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9년(1조1천9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 이상에 달하는 액수다. 이는 또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58조8천900억원) 가운데 28.6%를 법인세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법인세 부담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은 세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천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25%(이전 22%)로 높아진 게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음에도 본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법인세 등 조세 공과금은 80% 이상 국내에서 내고 있어 정부의 세수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율이 낮아지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인 인텔과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 등의 지난해 세금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미래에 대비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여건에서 차이가 나게된다. /삼성전자, 작년 영업익 29% 세금으로 낸다…10년 전의 14배 2019-02-11



6. 자본 대탈출 움직임, 리쇼어링

삼성이 한국을 떠난다면?


지난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삼성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본사를 옮길 수도 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실현 가능성은 낮은 얘기지만 삼성이 최근 처한 상황에선 이런 설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 각종 역점 추진 사업에 대한 '강요 수준'의 협조 요청으로 재벌 총수들은 적잖은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특히 재계 1위라는 점 때문에 삼성에 대한 압박 강도는 더했을 듯하다. 일부에선 한국의 대통령 중심제가 계속되는 한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은 이 같은 속박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기에 삼성은 적법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이용한 것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매달 내는 국민연금은 준조세 성격이어서 '내 돈을 갖고 삼성이 장난을 쳤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약 90건에 달하는 각종 기업 규제를 해제하는 등 '당근책'들도 삼성 입장에선 구미가 당길 수 있다. 이처럼 한국 내 기업 경영의 어려움과 이미지 실추 속에 미국의 새 정부가 기업 규제까지 푸는 마당에 한국의 한 재벌 총수가 '엉뚱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매출 4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그룹이 옮긴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반길 나라가 한두 곳이 아닐 것이다.



실제 세계적인 회사가 본사를 옮기려는 시도가 없지 않았다. 삼성과 상황은 다르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가 절세 차원에서 오바마 정부 시절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이전하려 했다.




홍영표 “삼성 순이익 중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 천만원씩”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삼성이 1~3차 협력업체를 쥐어짜고 쥐어짰는데 그것이 오늘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의 주최로 열린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기업과 가계의 양극화 과정을 설명하며 이런 말을 했다.

​홍 원내대표는 “1996년부터 2016년 사이 20년 동안 한국 가계 소득은 8.7% 줄어들지만 기업 소득은 8.4% 늘어났다”며 “삼성 등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됐는데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기업이 돈을 벌면 임금으로 나가는 정도를 말하는 ‘임금 소득 기여도’가 한국이 굉장히 낮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조세 부담이 가계에 비해 낮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홍 원내대표는 “삼성의 지난해 순이익이 60조원인데 이 중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논란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은 중소기업 경영하고 계시는 분께는 직접적인 부담”이라며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임금) 지불 능력을 높이는 정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이 단가 후려치기나 ‘꺾기’(강매)를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반시장적·반기업적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정부 여당은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혁신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의 돈을 뺏어서 나눠주려는 발상을 하는 것은 참으로 걱정스럽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토지공유화 발상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20兆 풀라는 홍영표 뭘 모르나


삼성(전자)이 지난해 60조원의 순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원씩을 더 줄 수 있다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히트했다. 누구에게 돈을 준다는 대상은 없으나 아마 하청업체나 서민층에 돈이 흘러가기를 바란 심정 같다. 이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투자, 일자리를 부탁한 데 이어 화해 무드로 가는 조건이 아닌지 좋게 보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 기업인들은 "큰일 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걱정이 대단하다. 워낙 말이 많으므로 차제에 홍영표의 발언을 검증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기업을 연구해 노벨경제학상을 탄 로널드 코스는 기업이란 존재를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고 했다.



기업의 역할은 사업으로 이익을 내면 정부에 세금을 내고, 근로자에게 급여를 주고, 주주에 배당을 준다. 오늘날은 이 세 가지 역할 가운데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해 세계적 임금을 주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친다.



홍영표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가계소득은 줄고 기업은 부자가 됐는데 삼성이 하청업체를 쥐어짜서 돈을 그렇게 벌었다는 식으로 말했다. 정말 그런가. 삼성 하청업체 이익률이 8.5%로 다른 곳의 배나 높다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20년 전 잘못된 대우그룹 등은 쥐어짜지 못해 망했나. 삼성그룹 내에서도 중공업을 비롯해 잘된 계열사가 별로 없고 유독 삼성전자만 세계 초일류로 발돋움했다. 슘페터가 깔끔하게 정리했듯이 독점적 이익은 창조적 혁신의 대가다. 애플, 아마존이 그렇듯이 요즘은 세계 1등만 큰돈을 번다. 삼성전자는 수년간 핸드폰에서 세계 1등을 하다가 요새는 반도체가 1등이어서 화수분이 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모바일은 중국 기업에 쫓겨 위태롭고, 중국이 1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를 육성하고 있어 언제 따라잡힐지 불안하다. 미국의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300조원이 넘고 알파벳(구글)도 200조원가량 들고 있지만 20조원만 풀라는 정치인은 없다. 이들은 모두 삼성의 경쟁자들이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다. 아무리 공룡이라도 차세대에서 승리를 못하면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우리는 에디슨이 세운 그 유명한 GE가 111년 만에 다우지수 종목에서 사라지는 장면을 올해 목격했다.



이 모든 장애를 넘어 홍영표의 말대로 진짜 삼성전자가 현실적으로 정말 돈을 풀 방법은 있나. 없다. 우선 번 돈을 현금이 아닌 공장, 원자재, 하청업체 매출 등의 형태로 갖고 있다. 그래도 돈을 내라면 공장 시설을 팔아야 하니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게 된다. 삼성이 20조원을 내려면 회사 주인인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55%가량이 외국인 주주다. 그들의 허락 없이는 배임죄가 성립한다.



홍영표는 또 자사주 20조원어치를 매입해 소각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한번 `애플 자사주 매입`을 검색해 보시라. 그러면 올 5월 1000억달러(100조원)를 매입기로 했다는 기사가 뜬다. 회사 주인인 주주가 보상 방법으로, 그 방법으로 주가를 올려 달라고 했기 때문에 그랬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주총에서 회사의 주인인 외국 주요 주주들이 그러한 방법을 원해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 경영학자 크루거와 페럴은 "주주 가치 제고를 무시하고 정치인 등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CSR)을 강요하면 기업에 해(害)롭다"는 논문을 냈다.



이상의 검증을 통해 삼성전자가 20조원을 내라는 것은 자본주의의 설계를 부정하는 로빈 후드식 사고임을 알았을 것이다. 로빈 후드는 1000년 전에 활동했다는 가상의 인물이며 국가 개념은 그 후 생겨 세금으로 해결한다. 레이건 대통령, 대처 총리 취임 이전에 법인세는 최고 93%까지 치솟았다가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날의 세율이 정착했다. 그 변천사는 민주당처럼 진보 성향인 폴 크루그먼이 `미래를 말한다`는 책에서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썼으니 한번 읽어 보시라.



재계는 문 대통령의 인도 발언을 재벌·대기업과의 화해 신호로 읽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과 인도에서 "이 순간 대한민국에 투자하는 게 최적기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외쳤었다. 홍영표의 20조원 발언은 대통령의 의향을 헛수고로 만들 위험이 매우 높다. / 매경, [김세형 칼럼] 삼성 20兆 풀라는 홍영표 뭘 모르나 

'삼성전자 본사 미국이전'이라는 섬뜩한 상상이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무려 60%에 달하는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는가. 더 이상 한국만의 기업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삼성전자의 한 해 매출은 국내 총생산(GDP)의 약 14%에 달하고 수출 비중은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가운데 국내외 경제 위기 때 꼭 사야할 기업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꼽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국내 1등 기업이지만 남북 분단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의 반(反)기업 정책 등 악재에 휘둘리고 있으니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와 관련해 검찰 수사 등 언론 보도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확인이 안 된 수사 내용이 언론에 무분별하게 유출돼 회사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삼성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삼성 타도’를 외치는 배경의 중심에는 삼바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삼바 회계 논란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는 회계처리로 문제가 없다며 이미 2년전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굳게 닫힌 관(棺)이 다시 활짝 열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삼바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이다. ‘같은 사건을 두 번 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2년 전에는 아니지만 지금은 그렇다’는 식으로 회계기준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고무줄 잣대로 들이댄다면 사법권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삼바를 포함한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3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가 삼성이라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지나친 ‘기업 옥죄기’를 하는 것은 국내에서 기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삼성을 둘러싼 여당과 사법권의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프랑스 공포정치의 주인공 로베스 피에르의 ‘저주의 굿판’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는 야당 주장이 크게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기업은 생명체다.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책 투명성과 합리주의를 토대로 활동하는 이익집단이다. 경제 핵심축인 기업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아닌 마녀사냥의 제물이 된다면 기업의 일자리 창출은 나무에서 고기를 찾는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마찬가지다. 삼성에 대한 정치권과 사법권의 ‘인민재판식 여론몰이’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날아온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얼마전 미국 루이지애나주(州)석유화학공장에 31억달러(3조6000억원)를 투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이후 백악관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를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 면담한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 기업으로선 최대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라며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반갑게 맞이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만나 투자를 독려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책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검찰과 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대기업 걸리기만 해봐라”며 벼르는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일류정치와 삼류정치는 이렇게 차이가 난다. 성장과 혁신을 일궈내는 기업인을 수시로 만나는 ‘기업친화 정책’ 이 아닌 ‘기업 때리기’가 난무하는 상황이라면 삼성전자가 이에 환멸을 느껴 한국을 떠나는 ‘섬뜩한 상상’이 현실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삼성이 망하면 한국도 망할까’, ‘정치권이 삼성을 계속 괴롭히면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것인가.’



북한의 핵 개발과 한국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촉발된 동북아의 정세 불확실성과 함께 한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의문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의 미래이다.



누구도 똑 부러지게 이렇다 하고 답을 주기 어려운 이 문제에 처음으로 답을 제시한 사람이 있다. ‘국가정보학’ ‘비즈니스 정보전략’ ‘총성 없는 정보전쟁’ 등 20여 권의 책을 펴내 국내 최고의 정보학 전문가로 평가받는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50) 소장이 이번엔 ‘삼성의 미래: 위기의 삼성, 문화혁신이 답이다’(구비구비)를 출간했다.



“한국 속담에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말이 있는데 대기업의 역사가 60년이 넘으면서 망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고 전제한 민 소장은 “삼성그룹도 반도체 호황을 기반으로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향유하고 있지만 내우외환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 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견제와 투자로 인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가전과 스마트기기 등도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의 맹추격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SDS·제일기획 등 국내 최고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어려워지면 다른 계열사들도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로 인한 부재와 이재용 부회장과 여동생 2명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편법 및 불법행위로 인한 사회적 지탄과 사법 처리 진행, 그리고 삼성전자의 직업병 문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파괴 기도,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매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에버랜드의 공시가 상향, 삼성SDS와 같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위기의 한 축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민진규 소장은 ‘삼성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해석과 전망을 명괘하게 풀어냈다.



결론은 “글로벌 100년 기업은 구체적인 비전과 이해 관계자와 상생하는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삼성도 이건희 회장 때부터 부르짖던 ‘존경받는 100년 기업’으로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즉, 좌파 정부가 삼성을 미워하거나, 일부 언론이 삼성을 헐뜯고 있거나, 다른 대기업이 잘나가는 삼성을 질투해서 등 외부적 요인만이 삼성의 위기를 몰고 온 게 아니라는 진단에 귀를 기울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이 망한다고 한국이 망하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한다. 삼성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다른 대기업도 많이 망했지만 오너만 퇴출됐지 기업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뿐만 아니라 정치권이 삼성을 괴롭히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근거가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는 하지만 본사를 해외로 이전한다거나 자폭해 망하면 한국도 망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사회에 유통되는 것도 삼성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의를 요망했다.



“삼성의 위기는 오히려 오너의 경영철학 부재, 허울뿐인 기업문화, 구호로 포장된 윤리경영 등과 같은 내부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을 찾아 해결하지 못하면 삼성의 위기는 증폭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국내외 현장을 방문하고, 대통령과 부총리를 만나 대규모 투자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정부 정책에 협력하겠다고 다짐을 한다고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



삼성의 미래에 대한 저자의 처방전은 분명하다. 삼성이 고비인 3대 기업, 100년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철학이 깃든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예로 든 모범 사례는 경주 최부자집. 12대, 300년 동안 부를 세습한 경주 최부자집은 경제력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공존 공영’하겠다는 철학을 무기로 부를 유지했다는 것.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고, 흉년에는 재산을 늘리지 말라, 사방 100리 안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등의 가훈은 현대 대기업 오너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처신법이다.



민진규 소장은 삼성의 오너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경주 최부자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후자가 전자보다 사회구성원으로부터 더 큰 존경을 받았다고 꼬집는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는 말이 있지만 최부자는 12대가 모두 낙타를 타고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도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어렵게 쌓은 재산과 권력을 3대, 4대, 5대로 넘기려면 삼성만의 경영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입으로 떠드는 구호가 아니라 진심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경영철학을 연구해 윤리경영의 기준을 설정하고, 삼성 임직원 모두의 생활 속에 녹아들을 수 있는 기업문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잘 살겠다는 정신이 깃든 윤리경영과 기업문화가 21세기 삼성의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할 때 삼성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성장동력의 아킬레스건 ‘상속세 쇼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4월 25일 열린 2019 한국포럼에서 기업의 위기를 논했다. “우리 기업은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 두 가지 측면에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경영 측면의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한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역동성과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3세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1세대)와 아버지(2세대)는 아무것도 없던 조건에서 성공을 이뤄낸 강렬한 도전정신을 가진 기업가였다면, 이미 완성된 왕국에서 태어난 3세대가 이 도전정신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 발언과 결이 다른 맥락에서 3세 이후 경영자들은 지배구조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기업을 승계하는 경영인들이 온전히 출발선에 서려면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는 범위에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이 전제된다. 그러나 갈수록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버거워지고 있다. 기업이 커질수록 상속세 부담이 올라가는 데 비해, 증여·상속세를 줄일 ‘우회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기업승계를 편의적으로 봐주자’는 맥락이 아니라,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기업 총수 가문과 국가 경제 사이의 이해관계가 배치되는 상황이 잇따를 수 있다. 기업의 역량이 고용과 생산 같은 국가 경제 차원에 투하되는 것이 아니라 상속 문제(경영권 유지)로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한국 사회 전체의 손실일 수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고 규정했다. 장 교수는 해법으로 “정치권과 대기업의 대(大)타협”을 제시했다. 그는 스웨덴을 하나의 롤모델로 꼽았다. “소득 분배가 세계에서 가장 평등하지만 기업 집중도도 최고 수준이다. 발렌베리그룹은 한 가문이 6대째 경영하고 있고,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삼성과 현대차는 그에 비할 수도 없다.”



장 교수는 “우리 현실에 맞는 모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좌우 진영 논리부터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상속을 옹호 혹은 부정하는 논쟁에 함몰돼 있기에는 투자와 신기술 부족이 누적된 작금의 한국 경제상황이 위태롭다는 진단이다.



실제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불길한 예언이 대기업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사이클은 호황기를 마감한 국면이다. 글로벌 경기가 주춤하는 와중에 터진 미·중 통상전쟁으로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대외적으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는데, 안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다리고 있다. 법 개정의 필연성에 대한 가치판단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기업은 위협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상법 개정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어서 사모펀드에 공격 빌미를 제공한다.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장 교수의 견해다. “삼성과 현대차 지배구조를 어떻게 하라는데, 해외 투기자본에 잡아먹히면 기업이 붕괴되고 新산업을 키울 여력이 없어진다.” 즉 대타협론은 정부와 대기업, 시민사회가 한국적 자본주의를 재설정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는 경쟁력 있는 기업의 영속성을 제도적으로 고려하고, 기업은 이익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생각하자는 방향이다. 기존의 천민자본주의를 탈피해 한국적 자본주의의 품격을 높이려는 이런 담론의 중심에 상속세 화두가 존재한다.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인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상속세 및 증여세는 굉장히 국민정서에 흔들리는 대목”이라고 규정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증여·상속세율은 높은 편에 속한다. 상속세(피상속인 사망 시)와 증여세(피상속인 생존 시)의 세율은 동일하다. 1억원까지 10%, 5억원까지 20%, 10억원까지 30%, 30억원까지 40%가 추징된다. 그리고 30억원 초과면 50%가 추징된다. 예를 들어 300억원의 상속의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30억원을 제외한 270억원이 50% 추징구간에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공제 항목들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30억원 초과는 상속재산의 절반(50%)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여기 더해 상속 지분에 기업 경영권이 포함되면 최고 65%까지 ‘할증’이 붙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26.3%)의 2배를 웃돈다. 기업승계가 여의치 않은 구조다.



오 교수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상속세, 자본이득세를 병과하는데 캐나다와 호주는 자본이득세만 과세한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OECD 35개국 중 스웨덴·노르웨이 등 13개 나라는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이와 대비되는 한국적 현실의 연원에 관해 오 교수는 “우리 국민 심리가 기존에 부를 축적했던 이들에 대해 반감이 있다”며 “예를 들어 ‘기업이 노력보다는 국가의 비호를 받고 컸는데, 상속세도 안 내려고 하느냐. 너희들이 (사회적 가치를 위해) 기여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시각이 있다”고 봤다. 과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유와 경영을 다 움켜쥐려 한 한국 기업의 탐욕이 상속세를 견고하게 만든 셈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진보진영의 시각도 성립된다. 현행 상속세율의 취지를 긍정하는 한 회계사는 “대한민국에 30억원 넘게 자식에게 물려줄 부자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보수 진영에서 자꾸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어려움이라는 프레임으로 상속세를 공격하는데 실질적으로 상속세는 대기업의 문제”라는 관점이다.



다른 한편에서 상속세는 존재의 타당성부터 의심받는 세금이다. ‘이미 세금 낼 거 다 내고 남은 재산을 처분하는데 왜 또 매기느냐’는 주장이다. 이중과세 논란이다.



또 하나의 논쟁은 상속세 부담과 기업가 정신의 상관관계다. 재벌닷컴은 4월 28일 ‘국세청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2008~2017년 상속세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5만9593명이 사망하며 물려준 상속재산이 98조7712억원에 달했고, 납부된 상속세만도 17조597억원이었다. 진보성향 언론은 이를 토대로 ‘이 기간 평균 실효세율은 17.3%에 불과했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상속세 부담이 기업가 정신을 죽인다는 명제는 틀렸다’는 논지를 전개한 것이다.



그러나 과세 미달자를 제외한 사망자 전원의 상속세를 상속재산으로 나눈 세율로 ‘기업가 정신을 죽이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무리다. 왜냐하면 사망자 전원이 기업가 부자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 재벌닷컴에 따르면 500억원 초과 상속재산에 따른 실효세율 추이가 따로 나와 있다. 그 실효세율은 매년 30%를 웃돌았다. 이 비율이 높으냐 아니냐는 가치판단의 영역이겠지만 적어도 17%보다는 높다. 500억원 초과 상속재산에 따른 실효세율에 근거해 상속세 부담과 기업가 정신을 연계시키는 게 합리적이다.



상속세는 대기업 등 소수 자산가들에 국한된 사안이긴 하나 국가 경제를 감안할 때 그 여파가 다수에 미치는 독특한 세금이다. 장하준 교수가 2019년 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씨, 정씨 집안이 삼성과 현대차에서 쫓겨나면 국민이 하루 즐겁지만, 글로벌 금융자본에 먹히는 형태가 되면 국민이 20년 고생하게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일 터다. 그는 더 나아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망할 경우, 상속세를 주식으로 국민연금에 기탁하게 하면서 세율을 60%에서 25%로 대폭 깎아주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국가 경제 차원에서 경영권을 지켜줄 수도 있다”는 파격 발언까지 했다. 재벌이 예뻐서가 아니라 국가 산업 차원에서 상속(승계)의 문제를 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월 8일 별세했다. 고인을 향한 추모와 별개로 시장은 냉엄하게 한진의 기업승계 구도를 주시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7.84%의 향배가 핵심이었다. 한진칼은 그룹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지주회사에 해당한다



관건은 이 17.84%의 한진칼 지분 가치가 대략 4000억원으로 추정되는 현실이다. 50% 상속세율을 적용하면 2000억 원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조 전 회장 슬하의 3남매가 5년에 걸쳐 분납을 하더라도 연 400억 수준이다. 만약 한진칼 주가가 더 상승하면 그만큼 내야 할 상속세도 올라간다.



이 상속세를 내지 못하면 한진그룹 경영권을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 조 전 회장의 자녀인 조현아(장녀, 2.31%), 조원태(장남, 2.34%), 조현민(차녀, 2.30%)의 보유 지분은 미미한 편이다. 다 합쳐도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지 못하면, 소위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지분(14.98%)에 대적할 수 없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증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메기로 키우려 했는데 알고 보니 고래였다”는 말처럼 사모펀드가 대기업의 경영권을 자칫 삼킬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다만 사모펀드가 내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사회운동이 아니다. 기업 가치 증대에 방점이 찍힌, 주주자본주의에 입각한 공격적 투자 행위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을 통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계가 걸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한 것도 같은 원리다.



한진이 당초 5월 8일 공정위에 제출하기로 했던 동일인(총수) 지정을 연기한 것도 기업승계의 험난함을 암시한다. 자녀들이 조 전 회장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상속할지, 상속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을 놓고 숙고할 상황이다.



한진뿐 아니라 삼성·현대차·LG·신세계·오뚜기 등도 상속(기업승계) 이슈가 한 차례 훑고 지나갔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11월 2일 ‘2018년 5월 20일 타계한 고(故)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 11.3% 중 8.8%를 장남 구광모 대표가 상속 받았다’고 공시했다. 구 회장의 ㈜LG 총 지분율은 15.0%로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구광모 대표를 포함한 자녀 셋에게 발생한 상속세 총액은 9215억원으로 신고됐다. 구 대표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다. 그해 11월 29일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1차 상속세액을 납부했다. 9215억원은 대한민국 역대 최대 상속세액이었다. 그럼에도 LG가 잡음 없이 기업승계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지주회사 지배구조가 꽤 오래전부터 정착됐고,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덕분이었다. LG 관계자는 “다른 소리 안 나게 잘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속세는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창(窓)이기도 하다. LG가 꼼수 부리지 않는 정공법을 택했듯, 신세계도 2006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의 승계 과정에서 3500억원 상당의 증여세를 감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역시 상속세 1500억원을 5년에 걸쳐 분납 중이다. 중견기업인 오뚜기는 일약 ‘착한 기업’의 상징처럼 떠올랐고, ‘갓(god)뚜기’란 애칭까지 얻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청와대에 초청하기도 했다.



한진 기업승계 방식에 관한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의 말이다. “조양호 전 회장 지분을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미치는 공익법인에 맡겨두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공익법인은 특정 기업 총주식의 5%, 성실공익법인이라면 10%까지 보유하는 것은 기부로 보고 증여·상속세가 면제된다.” 실제 이렇게 실행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한진그룹 내에는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공익법인이 존재한다. 이는 스웨덴 발렌베리재단 모델의 변용이라고 할 만하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회민주주의의 나라 스웨덴에서 발렌베리 가문은 존경받는 재벌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을 비롯해 항공·방위산업체 샤브와 스웨덴 2위 규모의 은행까지 소유한 발렌베리 가문은 국내총생산의 약 3분의 1을 책임진다. 한국의 ‘문어발’ 재벌보다 더한 구조인데도 발렌베리 가문이 존경받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지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무부 용역을 받아 2015년 ‘주식신탁의 활용방안 연구’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중 ‘해외에서의 주식신탁 활용 : 사업재단 및 자선신탁을 중심으로’를 다룬 장(章)에 발렌베리 재단과 인도 타타그룹의 사례가 등장한다.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경영은 1856년 시작됐으니까 16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5대째인 마쿠스 발렌베리와 야콥 발렌베리의 공동 대표 체제를 거쳐 현재 6대에 이르고 있다. 다른 나라 재벌들과 달리 발렌베리 가문은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는 독특한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실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인베스터AB 산하 사업자 회사의 면면을 보면 SEB(은행), 에릭슨(정보통신), 샤브(자동차), 일렉트로룩스(가전), 아틀라스 콥코(산업공구업), ABB(자동화설비), 아스트라제네카(의약) 등 업종을 불문하고 발렌베리란 네이밍이 붙지 않는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한, 각 사업 회사들이 발렌베리 집단 소속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발렌베리 가문 지배 하에 있는 기업들을 편의상 ‘발렌베리그룹’이라고 호칭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발렌베리 가문은 상속세의 덫에 걸리지 않고, 이런 거대 기업집단을 160년 이상 지배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스웨덴 시민들의 존경까지 얻으면서 말이다.



그 핵심은 공익재단이 지주회사를 지배하는 구조에 있다. 다시 말해 발렌베리의 각종 사업 회사들로부터 지주회사 인베스터AB는 배당을 받는다. 이 배당수익이 발렌베리 가문이 운영하는 공익재단들로 올라가는 구조다. 재단들이 공익 목적에 부합하게 이 돈을 쓰는 한, 증여·상속세가 면제됐다.



크누트&앨리스 재단이 1917년 최초 설립된 이래 마리안느&마커스 재단, 마커스&아말리아 재단 등을 통칭해 발렌베리 재단이라고 일컫는다. 이들 재단이 지주회사 인베스터AB의 대주주다. 이 재단들은 250억 크로나(한화 약 3조780억원) 이상의 기부활동을 해왔다. 각각 학술연구, 의약·법률·사회과학, 인문학·교육·아동 활동 등 재단마다 기부 영역이 다르다.



재단 이사회는 발렌베리 가문 사람들과 우호세력으로 구성돼 있다. 즉 발렌베리 가문 사람들은 주요 재단의 이사, 지주회사 인베스터AB의 이사, 주요 사업 회사들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을 동시에 갖는 구조다.



그럼에도 사회적 비판을 받지 않는 이유는 발렌베리 가문의 개인 주머니로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투명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가족들과의 경영권 분쟁도 우리 재벌들의 ‘형제의 난’처럼 극한까지 치달은 적은 없었다.



이런 구조에선 소유한 기업이 아무리 경영을 잘해도 공익 재단의 자산이 증가할 뿐이다. 가문 구성원들이 배임 등 사익 추구 행위를 저지른 사실도 알려진 바 없다. 이를 두고 논문은 “사회적 분위기, 법적 강제수단, 문화적 배경, 공익적 재단 운영에 따른 도덕적 보상 및 자존감 등 스웨덴 및 발렌베리 가문의 특유한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은 발렌베리 기업들의 경영이 방만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 성과가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인센티브가 없다면 굳이 열성을 다할 필연성이 떨어질 법하다. 그런데 발렌베리는 이 상식을 뒤집고 있다.



오히려 세 가지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단기성과에 함몰되지 않으니까, 종업원들을 쥐어짜지 않는다. 북유럽의 노사문화는 이런 토대에서 생성된 것이다. 둘째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니까 장기적 성과를 시야에 넣는 경영이 가능하다. 셋째 우리 대기업처럼 계열사들이 얽혀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 회사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발렌베리의 구조는 경제 위기 시 부실을 제한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한마디로 안정적 경영 문화가 정립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발렌베리 모델을 적용할 순 없을까. 안상희 본부장은 “기업승계의 방법론으로 우리도 생각해볼 영역이지만 변질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과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발렌베리 모델이 성립하려면 세 가지 대전제가 필요하다.



하나는 정부 차원의 제도 변경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가들이 소유와 경영을 얻는 대가로 사회적 가치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한국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가와 기업승계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꿀 수 있느냐다.



일례로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화두로 내세우고, 지난 2월 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경영과 감시를 분리한 시도는 음미할 만한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몇몇 재벌처럼 소유와 경영을 놓지 않으면서도 증여·상속세를 어떻게든 회피하려는 탐욕을 비치는 한, 한국의 발렌베리 모델은 요원하다. 기업이 만든 재단들이 탈세의 온상처럼 비치는 인식을 탈피하는 것도 현안이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에서 기업승계가 이토록 까다로워진 것은 그동안 재벌들이 자초한 ‘업보’일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투명한 기업승계를 통해 사회적 이미지를 바꾸는 결단의 영역도 재벌의 몫이다. 그럴 때 비로소 상속의 통로는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



스웨덴 같은 북유럽 선진국만이 아니라 인도에서도 장수기업이 있다. 1868년 파르시 타타 가문이 창설한 타타그룹이다. 섬유업에서 출발해 철강·시멘트·출판·항공·화학·가전·상용차·화장품·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원래 인도에서 시작된 그룹이지만 이제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가져온다. 영국에서 가장 많은 근로자가 근무하는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타타그룹의 시장가치는 2011년 7월에 1000억 달러를 넘겼다.



타타 역시 타타선즈라는 지주회사가 있고, 그 위에 도라비 타타 트러스트(신탁)와 라탄 타타 트러스트라는 두 개의 자선 신탁이 존재하는 지배구조다. 두 신탁은 수익을 자선 목적에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설립자의 후손들은 신탁 이사와 수탁자 그리고 그룹 경영자를 겸임한다.



발렌베리와 타타 공히 공익재단, 자선신탁을 통해 사업 회사들을 지배하는 구조이기에 사모펀드 등이 경영권을 위협할 틈이 거의 없다. 가문 사람들 간 분쟁이 터지지 않는 한, 그룹 지배력이 와해될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상속세는 본질적으로 대기업을 겨냥하는 제도인데 정작 중소기업 가업 상속 공제가 상속세 프레임의 전장(戰場)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보수진영은 ‘과도한 상속세로 기업승계가 끊어지는 사각지대’로서 중소기업을 부각한다. 상속 개시일부터 10년 동안 업종·지분·자산·고용 등을 유지할 시 100%(최대 500억원) 상속세를 면제해주는 가업상속 공제의 사후관리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주장이 반영됐는지 “기존 10년 기준을 7년 전후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밝힌 바 있다. 실제 회사 자산 증식을 개인재산 증가가 못 따라가는 중소기업의 기업승계 여건이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것은 대체로 맞다.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런 구조를 인정하면서도 과장된 측면도 지적한다. “가업상속 공제를 시행 중인 중소기업이 70개 정도다.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정책수요 측면에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사전 요건은 차등화돼 있어서 어렵지 않다. 가업이라면 최대 500억원 세금을 깎아주는데 최소한 10년은 하는 게 맞지 않나? 사후 요건은 총임금과 종업원 숫자 유지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 진영은 상속세를 내는 사람은 매년 1만 명도 안된다는 근거를 든다. 그나마 이 중 90%가 과표 20억원 미만 구간에 속한다. 과표 10억원 미만이면 배우자 상속 공제, 기초 공제 등이 포함될 때 상속세를 거의 안 낸다고 한다. 즉 극소수 계층을 대상으로 삼는 세금이고, 중소기업을 위한 공제 시스템까지 있는데 상속세를 공격하는 목적은 대기업의 편의를 염두에 둔 보수 진영의 포석이라는 반박이다.



다만 극소수 대기업들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대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1주 1의결권’의 예외를 둬 대주주의 주식에 대해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도입, 상속세 납부를 늦춰주는 과세 이연 방안 등이 나오고 있다.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체계를 마련해줘서 실적과 고용에 전념하도록 유도하자는 ‘대기업 활용론’이다.



그러나 상속세법을 유지하든, 인하하든 그 자체가 한국적 자본주의의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제도 이전에 사회적 대타협(공감대)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선이다.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5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조세정책세미나에서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은 배당금의 80%를 자선사업에 쓴다. 우리 기업이 이것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신상철 수석연구위원은 영속성을 담보하는 한국적 자본주의의 조건에 관해 이렇게 정리했다. “사회가 투명해지고 있다. 이 말은 (기업이 더 이상 꼼수로 상속세를 피해갈 수 없는) 조세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기업들은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기업승계를) 해결해야지, 세법 구조를 바꿔서 해결하려고 들면 안 된다.” 상속 등 기업승계에 관한 제도 변경이 현실화하려면 기업들이 우리 사회의 인정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영속적 기업승계의 근본적 답은 사회적 대타협에 있는 것이지 상속세법 규정에 있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이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월 ‘10대 그룹 CEO 간담회’에서 자신이 쓴 보고서가 ‘지배구조의 정답’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보다 하루 전날인 5월 9일, 금융위원장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감원은 같은 날,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건과 관련해 21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증권의 전산을 담당하는 삼성SDS는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의혹과 관련한 심사를 석 달 더 연장하라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삼성그룹의 노조 파괴 국정조사를 추진했다.



정치권,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토부, 고용노동부 등 요즘 삼성을 걸고넘어지지 않는 곳이 없다. 이를 잘 들여다보고 있자면 “삼성은 범죄 집단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만일 삼성그룹을 둘러싼 의혹, 혹은 삼성이 지향하는 지배구조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면, 과연 삼성을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라고 말해도 될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삼성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곤혹스러워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삼성그룹에 대한 관심은 컸다. 재계서열 1위 그룹에 대한 관심일 수도, 질투일 수도, 동경일 수도 있다. ‘삼성의 보고서가 대통령 인수위원회 테이블 이곳저곳에 널려 있다’는 말도 나왔었고, 삼성이 대한민국의 요직을 다 차지하고 있어 ‘삼성공화국’이라고도 했다. 삼성이 갖고 있는 정보력으로 인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삼성’이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삼성그룹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보다 강도가 세다. 일부에서는 “삼성만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더 잘살았을는지 모른다”고까지 한다. 삼성은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일까.



삼성이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인지를 한번 보자. 기업의 숙명은 이윤 창출이고 이윤 창출이라 함은 돈과 불가분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이 문제가 많다(일부의 주장일 뿐이다)는 것은 차치하고 냉정하게 수치로만 보자. 2016년 말을 기준으로, 삼성그룹 매출은 총 373조원대였다. 현대차그룹의 매출은 150조원대, SK그룹의 매출은 총 125조원대, LG그룹의 매출은 150조원대였다. 매출 규모에서 삼성그룹은 현대차와 SK그룹의 매출을 합친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 돈을 벌었는지를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회계상 ‘순익’은 회사가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돈이다. 삼성그룹의 순익은 2016년 46조원대, 현대차그룹 8조원대, SK그룹 20조원대, LG그룹은 5조원대를 기록했다. 삼성그룹이 버는 돈이 이른바 국내 재계 ‘빅3’인 ‘현대차+SK+LG’가 벌어들이는 돈보다 훨씬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제조업체는 지난 2016년 내수 32조원대, 수출 141조원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10대 그룹 제조업체의 총 내수 총액은 143조원대, 수출 345조원대였다. 단순 계산으로 삼성그룹이 10대 그룹 중 41%를 차지한다. 삼성의 뒤를 이어 수출 비중이 큰 곳은 LG그룹(84조원대), 현대차그룹(72조원대)이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475조원대로, 전체 코스피 시총(1554조원대)의 30.6%를 차지한다.



이쯤되면 숫자가 복잡하지만 ‘삼성이 대단하기는 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 황당한 것은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 중 64%가 ‘삼성전자’ 단일 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2016년 매출은 239조6000억원대. 반올림해서 240조원이 얼마나 대단한 돈인지를 따져본다. 단순 계산으로 삼성전자는 하루에 6700억원을 번다. 하루가 1440분이니, 이를 대입하면 삼성전자는 1분에 4억6000만원씩 번다. 서울시 2017년도 예산은 32조원이었고, 대한민국 국가 예산은 400조원대이다. 삼성전자 자체가 규모로만 보면 서울시보다 크고, 대한민국 예산의 60%다. 그룹이 아닌 개별 회사를 기준으로 보자. 현대차의 같은 기간 매출은 96조원대, 포스코 60조원대, LG전자 61조원대다. 국내 간판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3개 회사를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 한 개 회사의 매출보다 적다. 국내 총 수출액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3.7%다. 부가가치 창출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GDP의 2.3%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상장사 전체 매출액의 14.5%지만, 영업이익으로 보면 더욱 정확히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를 통해서 나오는 수치가 43.6%다.



자, 그럼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고 쳐보자. 삼성전자의 법인을 미국 혹은 일본으로 이전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선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 한 법무사의 얘기다.



“삼성전자가 해외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첫째, 국내 법인을 청산해야 합니다. 주식회사의 경우 상장을 폐지해야 합니다. 상장 폐지 조건이 있는데,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회사에 부도가 발생했거나, 자본 잠식 상태거나, 상장 주식이 매매 자격을 상실해야 하는데 삼성전자 같은 경우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을 것 같고요. 혹 상장 폐지가 이뤄졌다고 해도 법인 청산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단순히 해외로 본사를 옮기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이뤄질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A씨의 얘기다. A씨는 공장 한 개를 해외로 옮기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정부 고위 관계자의 호출을 받았다.



“모든 절차를 뒤로하고라도, 삼성전자가 국내를 뜬다는, 혹은 뜰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면 여론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최저임금이 터무니없이 높아지면서 ‘못살겠다’고 하는 기업이 많았습니다. 해외로 이전을 하겠다는 얘기가 나왔지요. 저희 업계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와서 제가 ‘이대로라면 더 이상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느냐’고 말을 했습니다. 내부적으로 검토를 한 적이 없이 그냥 하소연일 뿐이었는데 다음날 정부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공장 문을 닫을 경우 공장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고, 일자리 창출에 열을 올리는 정부 입장에서는 이보다 심각한 일이 없어서겠지요.”



이 같은 상황은 비단 국내만의 일은 아닌 듯싶다.



115년 역사를 가진 모터사이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최근 일부 생산 시설을 유럽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을 향해 쏟아낸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할리데이비슨의 본사는 미(美) 위스콘신주에 있고, ‘공장 한 개’를 옮기겠다는 계획뿐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담을 퍼부으며 할리데이비슨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할리데이비슨이 가장 먼저 백기 투항한 데 놀랐다. 세금은 그저 할리의 변명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삼성전자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더라도, 국내에 건설이 가능한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한 법무사의 얘기다.



“법인이 해외에 영업소나 지점을 건설하는 절차는 쉽습니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사회 회의에서 해외 C지역으로 지점을 결의하는 것이 첫 번째 절차입니다. 이후 C지점의 대표자를 선정해 그가 동의를 하면 됩니다. 이후 C지역에 있는 법원 등기소에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실무선에서 서류 준비를 해야 하지만, 등기소에 서류가 제출된 이후의 절차는 비교적 간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회사의 C 해외 지점이 생기면, C지점은 해당 국가에서 영업 활동을 하게 된다. 또 해당 국가의 세법에 따라 법인세 등을 납부하면 된다. 사실 삼성전자가 해외로 옮기는 것을 많은 이가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법인세와 직원의 고용 문제 때문이다.



상상만 하더라도 섬뜩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모든 불가능을 접고, 삼성전자의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고 쳐보자. 아니, 삼성전자의 본사가 애초에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 있었다고 쳐보자. 복수의 애널리스트에게 관련 취재를 했는데, 공통적인 얘기가 하나 있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현재(한국 코스피에 상장된 것보다)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였다. 한 애널리스트의 얘기다.



“기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PER(Price Earning Ratio·회사의 주식 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PER은 회사의 주식 가치입니다. 가령 현재 회사의 주식 가치가 1조원이지만, PER이 8이라는 것은 8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해당 주식의 미래 가치가 8조원이라는 가정하에 주가가 형성됩니다.”



― PER이 높다는 뜻은 뭔가요.



“벤처기업, 신사업인 경우 PER이 수십 배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향후 그 벤처기업의 가치가 현재는 1조원이지만, 사업의 미래 확장성을 감안할 때 20배(20조원), 30배(30조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PER은 8.31 정도 됩니다.”



― 삼성전자가 코스피가 아니라 나스닥에 상장됐다면, 현재보다 PER이 높을 것이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현재 미국 나스닥 업체의 PER은 13~18 정도 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8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만일 나스닥에 상장될 경우에 PER이 미국 수준인 13~18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고로 주가가 현재보다 2배 가까이 올라서 애플 수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 그 얘기는 코스피에 상장된 주식이 나스닥 상장 주식보다 평가 절하되어 있다는 뜻입니까.



“그렇죠. 미국으로 갈 경우에 현재와 같은 부문별 분할이 불가피할 것이고, 각각의 원가 및 마진이 지금보다 투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때문에 보다 회사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삼성의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고 들립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에 상장할 경우에 한국의 재벌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빠른 의사결정과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한국 코스피에서 인정받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더구나 헤지펀드 등 미국의 투기 자본에 보다 투명하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매출 증대는 미미하고, 또 본사의 해외 이전에 따른 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이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리도 없다. ‘삼성 때문에 우리가 못산다’고 하는 일부의 부정적인 시각 역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소니의 공동 창업자로 1999년 타계한 모리타 아키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 중 한 명이다. 지금도 일본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본의 경제부흥을 상징하는 영향력 있는 기업인이었다. 소니의 국제화에 앞장섰고 1980년대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워크맨 신화(神話)’의 주역이기도 했다.



그런 모리타가 생전에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은 ‘돌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미래의 기업은 조국의 열망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이윤이 가장 크고 규제는 가장 적은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전후(戰後) 일본의 급속한 경제 부흥 과정에서 일부 매스컴과 좌파 성향 지식인을 중심으로 ‘기업 때리기’가 기승을 부리는데 대한 일침(一針)의 성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요인만으론 본사 해외이전 충분히 가능



얼마 전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공간에서는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가 심심찮게 나돌면서 화제가 됐다. 삼성이 본사용으로 사용할 대형 건물을 이미 사들였다는 말도 나왔다. 물론 아직은 삼성이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인터넷 포털에도 ‘삼성 해외이전’ ‘삼성 본사 해외이전’ 같은 검색어가 뜨기 시작한 것은 종전에 찾기 힘든 변화다.



다른 변수를 생각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삼성 본사의 해외 이전은 충분히 생각할 만한 상황이다. 2013년 기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전체 매출 중 해외매출 비중은 90%나 된다. 삼성중공업은 96%로 더 높고 삼성SDI는 90%, 삼성디스플레이는 83%다.(자료 출처: 국가의 자격-“이래야 나라다”, 정규재 저) 현대자동차나 LG전자 LG화학 매출의 압도적 비율도 외국이 차지한다. 매출과 이익을 대부분 해외에서 올리면서 한국의 국부(國富)와 한국인의 소득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건 ‘눈부신 성취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대기업을 못 죽여서 안달인 나라가 한국이다.



세금 측면에서도 본사 해외이전은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많을 수 있다.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등 국내 주요 제조업체는 대부분의 매출을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고 있지만 본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법인세를 한국에서 낸다. 냉정히 말하면 이건 ‘한국에 대한 특혜’다. 외국의 입장에서 보면 “왜 당신들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면서 세금은 대부분 한국에서 내느냐”고 항의할 수도 있다. 게다가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요즘 법인세를 낮추는 반면 한국은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징벌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만약 삼성 같은 대기업이 본사를 해외로 옮기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나라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자국 대기업 못 죽여서 안달인 이상한 나라



몇 년 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어느 대기업 총수 A회장으로부터 베트남 출장 중에 경험한 ‘국빈급 환대’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베트남 정부는 A회장 일행의 공항 입국심사를 사실상 면제했다. 차량이 숙소까지 가는 동안 현지 경찰이 안내했고 신호등 통제로 교통 체증도 일절 없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사회주의의 깃발을 내리지 않은 베트남조차 한국인 기업가를 극진히 챙긴 것은 해당 기업의 투자 확대가 베트남의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고 국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그는 필자에게 “베트남의 달라진 모습에 놀랐고 한국의 전혀 다른 현실이 떠올라 마음이 착잡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화를 나누던 때보다 지금 정권 차원의 ‘대기업 옥죄기’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해졌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대기업, 특히 한국의 간판 기업인 삼성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과거 어떤 정권과 비교해도 노골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어 법원까지 나서면서 일단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고용노동부가 ‘핵심 기업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하고 덜컥 발표한 것은 정상적인 나라라면 상상도 하기 힘든 폭거였다. 검찰은 노조 문제를 빌미로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해 잇달아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정부당국이 직접 나서 지배구조의 인위적 변경 압력도 가하고 있다.



현 정부 고위인사 중 그나마 합리적 인사로 꼽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여당 강경파와 좌파 단체의 주장에 밀려 금융회사가 소유한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라고 엄포를 놓은 것도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성격이 짙다. 심지어 집권세력 내 일부 극좌 인사를 중심으로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진 대주주 일가(一家)의 입김을 아예 배제하는 쪽으로 삼성의 경영권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려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을 동원해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 旅券의 값’ 끌어올린 핵심 주역은 대기업



한국 좌파 일각에서는 우리 대기업과 기업인을 ‘탐욕과 악의 화신’ 쯤으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적지 않다. 물론 한국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기업 분야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없진 않았다. 자매가 잇달아 '갑질' 물의를 빚은 한진그룹 오너 일가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일들을 한번씩 겪을 때마다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잘못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 전반을 적대시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최근 집권세력 주변 사람들의 추악한 민낯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입만 열면 정의(正義) 민주 진보 개혁 등 ‘좋은 말’을 떠들면서 실상을 파헤쳐보면 시중의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썩은 집단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우리 기업들은 대한민국과 한국인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주요 기업인의 애국심은 연구대상이 될 만하다. 1세대 기업인의 평전을 읽다보면 종종 눈에 띄는 이병철의 사업보국(報國)이나 박태준의 제철보국 정신 등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비슷한 사례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주요 기업인 정도에서나 발견된다. 최진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의 개발연대 기업인들 사이에 애국심이 이기심을 압도하는 현상은 유럽 시민사회 형성 과정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은 어떨까. 몇몇 신흥 IT 부자들보다는 그래도 삼성의 이재용이나 현대차의 정몽구-정의선, LG의 구본무-구광모 같은 유서 깊은 기업인 가문의 경영자들이 그래도 선대(先代)의 정신을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하지 않을까. 그러나 지금 같은 환경이라면 기업인들에게 애국심을 요구하는 건 염치 없는 일이다 .



누가 뭐래도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의 자신감과 한국 여권(旅券)의 값을 끌어올린 핵심 주역들이다.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적정 수준의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대기업들을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것은 한국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삼성 현대차 LG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더 나오게 하는 것과, 그나마 경쟁력을 지닌 몇몇 기업을 쪼그라들게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소니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의 경고 기억하라



이미 상당수 한국 기업은 공장을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짓는다. 얼마 전 만난 어느 기업인은 "한국에서 공장 신설이나 증설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경제외적인 요인까지 감안하면 주요 대기업이 본사를 해외를 옮기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겠지만 요즘 한국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온라인 공간에서 삼성의 본사 해외이전설이 나돌자 일부 국민 사이에서 “이런 나라나 정권이라면 차라리 본사를 과감하게 옮겨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라는 동조론이 적지않게 나온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교수는 “막강한 실력의 기업을 얼마나 보유했는지가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강조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위대한 기업가들은 유럽과 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들었고 현재 중국을 강대국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기업을 하나라도 더 키워도 시원찮을 판에 한국이 ‘기업을 내쫓는 나라’로 질주하면 우리 앞에는 암담한 미래만 기다릴 뿐이다. 모리타 아키오의 경고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미래의 기업은 조국의 열망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이윤이 가장 크고 규제는 가장 적은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총 3조2200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우리나라 기업이 내는 총 법인세(45조)의 7%를 담당했다. 올 1분기에는 이보다 훨씬 많이 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활황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면서 실적이 좋았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8조원에 달하는데, 전년 동기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부터 법인세율이 25%로 상향 조정되면서, 삼성전자는 과거보다 법인세를 더 냈다. 올해 상반기에 회사가 낸 법인세는 총 8조9000억원, 전체 법인세의 21.7%에 달한다.

​한 세무사의 얘기다.

“현재 법인세 25%와 지방소득세 2.5%(법인세의 10%)가 회사에 내는 기본 세금입니다. 회사가 벌어들인 당기 순이익 중 25%를 법인세로 납부하게 되어 있는데, 일부는 세무조정을 해줍니다. 가령 R&D 투자비용이나 그 외의 투자세액, 고용 창출 등을 감안해 세금을 공제해 줍니다. 회계상 세액을 조정한 후 법인이 내야 하는 금액이 법인세입니다.”

​― 삼성전자가 과거 법인세의 7%를 냈는데, 올해 22% 가까이 낸 것은 어떻게 해석합니까.

​“우선은 삼성전자의 순익이 높아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순익이 높을수록 과세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작년에 법인에 대한 세액 공제 조건이 엄격해졌습니다. 과거 법인의 R&D 부문을 높게 쳐줘서 세액 공제를 해줬다면, 바뀐 세법에서는 R&D 투자비용을 예전보다 낮게 쳐줍니다. 법인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많은데, 이에 대한 세액 공제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법인세를 더 많이 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일부에서 ‘미국의 법인세 비율은 낮아졌는데 오히려 국내는 높아졌다’고 말하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법인세 과세가 미국의 법인세 과세보다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법인세 납부액에 따라 지방소득세 금액도 달라지겠군요.

​“법인세는 국세이지만 지방소득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익으로 잡힙니다. 지방소득세는 법인세의 10% 수준인데 이 금액이 굉장히 큽니다. 지자체가 수익성이 높은 회사를 자기 지역에 유치하려는 것이 이 이유 때문이죠. 어디까지나 예시이지만, 영등포구 같은 곳은 금융회사들이 내는 세금이 지자체 세수 확보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반도체의 경기는 삼성전자의 매출과 직결된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국세인 법인세와 지방자치세에 직결된다. 고로 기업의 실적 호조에 따라 세수 호황이 될 수도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다. 세수가 줄어들 경우 국내의 경제 성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없다면 국가가 셧다운 될 것”(납품업체 관계자)

​삼성전자의 임직원 숫자는 총 30만8745명(2017년 지속가능보고서)이다. 국내 9만3204명, 해외 21만5541명이다. 삼성전자에 직접 납품하는 삼성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에는 총 149개 업체가 있다. 지난해 협성회 소속 149개 업체의 영업이익 상승률은 평균 60% 이상이었다. 반도체 경기 활황에 따라 삼성전자의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납품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없는 대한민국’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말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의존한다. 물론 ‘한국 경제에 삼성전자가 없다면’이라는 상상으로 시작된 취재지만, 이 관계자의 말이 워낙 생생했기에 최대한 있는 그대로 실어보기로 했다.

​“일부에서 ‘삼성전자가 이런 수모를 겪느니 해외로 나가라’는 얘기를 한다는 것은 저희 같은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많이 하는 소리입니다.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 없다는 것을 상상하면, 한마디로 국가 셧다운(shut down)이라고 저는 얘기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모조리 사라질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합니다.”


― 왜 그렇습니까.


“우선 저는 공장 문을 닫아야죠. 100명이 넘는 직원은 일자리를 잃는 겁니다. 하루아침에 길바닥으로 나앉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하청업체가 4차, 5차 벤더가 있어요. 저희가 문을 닫으면 저희에게 납품하는 회사도 문을 닫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당장 저희 회사 인근에 있는 요식업체들은 줄줄이 망하겠죠. 중공업 침체로 울산 경기가 3분의 1토막 나고, GM 철수로 군산이 죽은 도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겁니다. 직원들은 직장이 없으니 집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것이고, 누군가는 신용불량자가 되고 누군가는 집값이 싼 곳으로 이전하겠죠. 도심이 공동화되는 겁니다.”



― 회사의 부도로 도시가 도미노 현상으로 쇠락하는 것을 경험했지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는 될 겁니다. 그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겁니다. 단순 협력업체의 애로뿐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삼성그룹이 재난·재해 때 사회기금을 내지요. 그것이 다 없어지는 겁니다. 사회 소외 계층에 조금이라도 돌아갔던 혜택이 다 없어지면, 그들이 사회 불만 세력이 되지 않을까요? 삼성이 키운다는 벤처는 어떻습니까. 벤처 기금 지원이 끊어질 것이고, 젊은이들의 고충은 심해질 겁니다. 삼성전자 하나가 없어진다는 것이 그 회사가 단순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란 얘기입니다. 방송·언론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언론사 매출이 줄어들면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에 카오스(Chaos·혼돈)가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나스닥에 상장될 경우 회사 투명성은 늘지만, 한국 고유의 빠른 의사결정은 더딜 수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매력을 잃고 있다. 기업들의 탈(脫)한국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수출 제조업이 이끌어왔다. 질 좋은 노동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섬유·신발(1970년대), 철강·기계(1980년대), 전자·자동차(1990년대), 휴대전화·반도체(2000년대) 등 주력산업을 개척했다. 제조원가 상승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 기업들의 ‘오프쇼어링(off-shoring·생산설비와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한계에 도달한 한국 시장 대신 더 큰 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여기에 고질적인 한국의 고비용 구조, 주 52시간 제도, 최저임금 인상 등 원가경쟁력 약화와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도 기업의 등을 해외로 떠미는 원인이다.



올 1분기(1~3월) 한국 대기업의 해외직접투자(ODI) 규모는 102억 달러(약 11조8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제조업 해외직접투자(57억9000만 달러)는 전년 동기보다 140.2%나 늘었다. 반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5.7%(신고 기준)나 줄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조세감면제도가 지난해 말 종료된 것도 원인이지만 더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다.



CJ제일제당 외에도 LG전자와 롯데케미칼이 미국 테네시주와 루이지애나주에 생산설비를 완공했다. 미국에 한국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31억 달러를 투자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기업이 이런 투자를 하는 건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따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됐고, 고율 관세를 부담하는 것보단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추는 게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리적으로 ‘극동(極東)’ 한국보다 물류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강점이다.



중소기업의 탈한국도 가속화하고 있다. 올 1분기 중소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35억3500만 달러(약 4조1900억원)로 전체 ODI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기존 최대치인 지난해 3분기(28억3400만 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18억11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연 매출 350억원을 올리는 중소 가전부품업체 A사는 2017년부터 베트남 현지공장을 가동 중이다. 2003년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겼고, 한·중 관계 불안정과 납품 대기업 이전에 따라 베트남으로 갔다. A사 관계자는 “한국의 원가경쟁력은 떨어진 지 오래됐다”며 “아세안 지역의 관세 혜택을 볼 수 있고,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 접근성이 높은 것도 베트남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제조업의 탈한국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국내 고용유발이나 연관산업에 기여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경쟁력을 갖추고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선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시장에 가까운 쪽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으로 오프쇼어링하는 것은 시장 개척, 개발도상국으로 가는 건 원가경쟁력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현지에서 만들어 팔면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고 관세 장벽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실시로 원가경쟁력이 악화하고 각종 규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기업하기 힘든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것도 탈한국 가속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투자 환경이 나빠지면서 ‘도피하듯’ 해외로 나가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국내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신(新)산업에 투자가 몰리고, 제조업 투자는 줄어드는 투자 양극화가 국내 고용의 질과 양을 모두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비용, 공장 부지나 건설 비용까지도 해외가 더 저렴하니 한국 기업이라 해도 한국은 더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진 교수는 “한국의 FDI 지원책은 제조업 중심인데, 원가경쟁력이 없는 한국 시장에 외국 제조기업이 들어올 리 없다”며 “서비스산업과 신산업 중심의 투자 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이 한국 반도체 업체에 소재 공급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이를 모면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생산설비를 미국으로 이전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일본이 미국에 있는 설비에 대해 제재하기는 불가능하다. 일본경제가 미국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베가 그런 시나리오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월말 트럼프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미국 이전을 희망한다고 언급했었다. 한편 일본은 중국에 있는 한국의 반도체 생산라인에도 소재 공급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싫으면 피난처인 미국으로 가라는 이야기인가? 아베가 확실히 트럼프를 밀어주는 모습이다. 물론 그는 대가를 바란다. 미국의 통상마찰을 피해 보자는 것이다.



이는 정치가 경제에 간섭하기 시작한 증거로 볼 수 있다. 즉 이런 사태가 앞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저성장에 돌입하여 먹이가 줄어들면 사람들도 동물의 본성을 갖는다. 약육강식이다. 이는 분명히 한국에게 불리하다.



만일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통상마찰을 피해 미국으로 설비를 이전하면 비용 상승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반도체의 경우 수요처, 즉 전자제품 조립업체, 그리고 부품공급 인프라가 모두 아시아에 몰려 있다. 미국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할 경우 품질관리를 위해 부품공급 인프라를 미국으로 옮겨야 하고, 생산된 제품을 미국에서 다시 아시아로 운반해야 한다.


강남 삼성타운서 발 빼는 삼성생명, 사옥 매각 가까워지나



삼성생명이 올해 들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타운에서 발을 빼고 있다. 삼성생명 소유의 서초사옥 A동 매각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 2008년 강남역에 위치한 삼성타운 조성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이 강남에 자리를 잡았으나 지난 2018년 삼성물산 소유의 서초사옥 B동을 매각하는 등 강남 시대를 정리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초부터 일부 직원들이 서초사옥 A동 인근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위워크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강남역 위워크 3개 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곧 추가로 공간을 확보해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옮길 예정이다. 또한 현재 삼성생명은 서울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서소문빌딩(옛 중앙일보 사옥)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준공 후에는 강남역 일대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이 도심으로 옮길 예정이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움직임을 감안 할 때 서초사옥 매각이 조만간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최근 몇 년간 전국에 위치한 사옥을 매각하는 등 유휴 부동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아직 매각자문사 선정과 같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향후 서초사옥 A동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아주 높다”고 예상했다.



삼성생명 서초사옥 매물로 나오면 역대급 흥행 예상



삼성생명 소유의 서초사옥이 매물로 나오면 부동산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전인 지난 2018년 매각된 삼성물산 소유의 서초사옥 B동의 경우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역대 최초로 3.3㎡당 3,000만원을 넘기는 등 크게 흥행했으며, 총 매각가는 7,500억원에 달했다. 2018년 6월 초에 실시한 입찰에는 매수자인 NH투자증권과 코람코신탁 컨소를 포함해 이지스자산운용·마스턴투자운용·페블스톤자산운용·신한리츠운용·농협리츠운용·제이알투자운용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자산운용사들과 싱가포르계 큰 손 메이플트리를 포함한 외국계 투자자 10여곳이 참여하는 등 치열한 인수 경쟁이 벌어졌다. 삼성그룹이 강남역 인근에 조성한 서초타운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매물인데다 건물의 퀄러티가 좋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서초사옥 A동에도 당시 참여했던 국내외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강남은 현재 공실률이 서울 오피스 3대 권역(도심·여의도·강남)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데다 매물이 귀하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소유의 서초사옥 A동은 B동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현대해상 강남사옥의 경우 3.3㎡당 3,500만원 내외로 억대 최고가를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삼성생명의 서초사옥 A동이 매물로 나올 경우 다시 한 번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에 준공된 삼성생명 서초사옥은 삼성생명을 비롯해 아디다스한국법인본사, 삼성경제연구소, 법무법인 등이 입주해 있으며, 지하 7층~지상 34층, 연면적 11만 661㎡ 규모다.


전문경영자 vs 오너경영자


전문경영자는 회사의 순이익이 늘면 주주의 배당을 늘리는 쪽을 택하지만 오너경영자는 주주들을 설득해 배당 대신 회사에 재투자하는 사내유보 쪽을 선호한다. 오너에겐 기업의 성장을 위해 단기이익을 포기하는 쪽이 장기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작년 주주총회에서 가족의 갑질로 경영권을 빼앗긴 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경우, 회사 안팎으로 인기는 없었지만 탄탄한 경영으로 회사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일류 항공사로 만든 오너경영자였다.



주주와 경영자, 채권자 간엔 중요한 결정에서 이해가 종종 상충된다. 지배구조에 따라 경영자의 의사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이상적인 형태일까. 1930년대 이후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경영자 혁명으로 불리면서 학계와 산업계의 화두였다. 1970년대 중반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 전까지는 경영 패러다임이었다. 그러나 전문경영자가 항상 주주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가설이 속속 확인되자 환상은 깨졌다. 경영을 위임받은 대리인의 특권적 소비와 투자 회피, 성장 기회의 포기와 단기 이윤의 추구가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때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1위,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었던 엔론사의 분식회계와 이로 인한 파산(2001), 한국의 월드 베스트기업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의 몰락과 분식회계(2016)는 전문경영자의 대리인 비용을 보여준 최근 사례다. 경영학 교재도 이젠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이상적인 지배구조로 제시하지 않는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노사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의 승계구조를 뒤흔들 만한 선언이다. 재판 진행 중에 사법부의 요청으로 만든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와 재벌에 대한 세간의 여론 때문인가. 이 대목에서 생각해 봐야 할 의문들이 있다. 우선, 대를 이은 오너경영으로 삼성이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우리 경제에선 누가 피해를 입었는가. 노조가 없는 삼성의 근로자들은 노조가 있는 기업의 직원들보다 권익이 더 훼손되었는가. 외국에선 권장하는 회사의 가업승계가 세계 최고의 상속세 65%를 내야 할 만큼 한국에선 왜 나쁜 관습인가. 승자에 대한 대중의 시기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건 아닐까. 대리인 비용이 해소되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는 환경이라야 전문경영인 체제도 성공할 수 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 그리고 상속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대리인 문제의 심각성


해운ㆍ조선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에 큰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문제는 우리 경제 구조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의 종합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그렇게 호되게 겪었고 한국 경제 역사상 미증유의 위기에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 등 전 국민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와 재벌의 구조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해운ㆍ조선 분야는 산업의 특성상 미래 경영 환경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선 산업은 전방 산업인 해운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해운 산업은 완전경쟁시장에 가깝고 당연히 수요와 공급에 의해 업황이 결정된다. 세계 경기가 좋아 물동량이 증가하여 수요 측면이 긍정적일지라도 공급 측면에서 선박의 공급이 과다하면 해운업의 업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 선박은 계약에서 인도까지 보통 2년 내지 3년의 시간이 걸리고, 건조되면 수명이 20년 이상 되기 때문에 공급이 비탄력적이다. 또한, 세계 각국 조선소의 수주 잔고가 월 단위로 자료가 나오는데, 이러한 산업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2007, 2010, 2013년에 선박 발주가 증가했을 때 그것이 향후 업황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처하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상식적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 근본 이유는 대리인 문제다. 그 중 첫째가 재벌 문제인데 남편들이 사망한 이후 부인들이 경영의 전면에 나선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해도 어려울 판에 비전문가들이 경영을 책임지는 형태가 되었으니 그 결과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소유경영자들이 매우 적은 지분을 가지고 수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에서 소유경영인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견제를 할 수가 없는 구조이다.



또한 임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임기가 매우 짧기 때문에 설사 업황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소유경영자의 의도에 맞서 반대를 할 동기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기업이 잘 되는 경우는 그냥 묻어서 가는 것이고, 잘 안 되는 경우는 같이 망하는 것이다.



재벌문제에 더해 또 하나의 큰 문제는 국민경제 전체 차원의 대리인 문제이다. 국민들의 대리인인 공무원들과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국민과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에 따르면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관리 감독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이를 소홀히 한 정황이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는데 산업은행의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은 이를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장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한 이유는 한국의 고질적인 대리인 문제, 즉 관리를 하던 사람이 은퇴 후 관리의 대상인 기업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 등에 문제의 뿌리가 있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 계속 산은출신이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되었고, 감사위원도 산은 출신이 맡았다.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한심한 작태이나 말만 무성하지 개선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18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횡령한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이 구속되어 국민들이 할 말을 잃게 하고 있다.



얼마나 더 곪아야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될까? 이러한 문제는 한 국가의 경제, 정치, 사회적 관행에 근거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개선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수반되고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는 엄한 법 집행을 하여야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현재도 언론이 어떻게 구조조정을 진행하는가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고, 문제를 야기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하다. 차제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집중조명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그저 어려움으로 흘려보내지 말고 미래의 한국 경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유+경영' 향한 편견...히든챔피언이 웃는다

④재계 대부분 '소유+경영' 결합 체제, '오너경영-전문경영' 한쪽 쏠림 경계


플렉시(Flexi)라는 기업은 전세계 애견 자동줄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보이는 독일 기업이다.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영이론가인 헤르만 지몬이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s of the 21st Century)'으로 꼽은 기업 중 한 곳이다.


이 기업은 가족들이 경영한다. 지분은 오너 가족들이 모두 갖고 있다. 기업의 정보를 철저하게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플렉시는 기업공개(IPO)의 필요성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너 가족들도 IPO를 극도로 꺼린다.



이들은 기업의 정체를 숨기는데 익숙하다. 플렉시의 소유주는 일반인이 기업의 정보를 모르는 것에 안도하고 만족한다. 급기야 세계 모든 사람들이 기업의 내부를 모르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기 까지 한다. 그럼에도 플렉시는 전세계 애견 자동줄 시장을 석권했다.


플렉시의 본사는 도시가 아닌 시골 한적한 곳에 있다. 그럼에도 전세계 91개국에 진출했다. 오너 가족들은 매우 검소하다. 능력있는 오너 경영자는 직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한 임직원의 만족도 또한 대단히 높다.



바더(Baader), 매킬레니(Mcllhenny), 3B사이언티픽(3B Scientific), 테트라(Tetra), 하나마쓰포토닉스(Harnamatsu Photonics), 페츨(Petzl), 울박(Ulvac) 등 그동안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 기업들도 모두 지몬이 꼽은 히든챔피언 기업이다. 대부분 플렉시와 비슷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가족 기업이 모두 병든 기업은 아니다



'가족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병든 기업이 아니다. 가족 경영의 폐해가 특히 많다고 지적되는 곳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대대적으로 받아들인 한국과 미국, 영국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트롬페나스 햄든터너 컨설팅'의 공동 창립자가 쓴 저서 '의식있는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미래를 위한 9가지 상상'에 따르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도입한 국가의 많은 기업들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무를 갖는다.



자사 직원 및 납품업체, 소비자와 상생하는 것보다 주주의 이익이 우선이다. 그러나 스웨덴과 독일 등 사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퍼진 유럽 국가의 기업은 북미식 기업과 차별화된 발전 경로를 밟았다.



삼성이 본받고자 했던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도 독일의 히든챔피언 기업 가문과 닮은 점이 꽤 많다. 발렌베리그룹은 5대 째 경영권을 승계했다. 현재 사촌 간 금융과 제조업을 나누어 맡고 있다.



이 가문의 좌우명은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적 법규를 위반하거나 탈세를 해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린적도 없다. 스웨덴은 이익의 21.4%를 법인세로 납부한다. 법인세율은 과거 85%에 달했는데 점차 낮아졌다. 발렌베리 가문은 매년 수천억원을 사회에 기부 등을 통해 환원한다.



발렌베리, 플렉시, 바더, 울박과 같은 기업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다. 그리고 국민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지지하고 존중한다. 이유는 기업 소유주의 헌신적인 사회 환원, 깨끗한 직업관, 검소한 생활 등에 있었지 지배구조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유와 경영'이 결합한 지배구조가 문제가 되는 때는 오너 가족이 '소유'를 남용했을 때다. 기업을 소유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유와 경영'의 저자 김화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가족경영기업이 사는 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김 교수는 "프랑스 자동차회사 푸조(Peugeot)의 가족구성원은 모든 수익을 회사에 재투자한다. 회사가 번 돈으로 생활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가족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모두 일을 해야 하는데, 회사 안에서 일하고 싶고 능력이 받쳐주면 좋은 자리가 보장됐다. 회사는 가족들만 참여하는 파트너십이 지배했다."



◇'전문경영인 vs 오너경영인', 누가 경영해야 하는가



소유와 경영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또 있다. 전문경영인이 오너경영인보다 무조건 더 잘 경영하리란 생각이다.



경영 체제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기업의 지배력을 보유한 주주가 직접 경영하는 '소유경영 체제'가 있고,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이끄는 '전문경영 체제'가 있다. 여러 학자들마다 분류에 있어 세부적인 차이점이 있다.



다만 큰 틀에서 보면 소유경영 체제는 지배주주가 소유권(Ownership)과 경영권(Management)을 모두 가진다. 전문경영 체제는 지배주주가 없거나, 지배주주가 존재해 소유권을 가진다. 그리고 경영권은 전문경영인이 가지는 구조다.



미국의 경우는 익히 알려져 있듯 전문경영 체제가 우세하다. 창업주가 기업을 만들고 키우는 과정에서는 소유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그런데 이 체제가 2세까지 이어지기보다 능력을 검증받은 외부 실력자가 회사를 경영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창업주 스티브 잡스(Steve Jobs)에 이어 팀 쿡(Tim Cook)이 경영하는 애플이 있다.



그렇다고 전문경영인이 오너경영인보다 늘 성공적 경영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요즘 우리나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한전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너경영인이 작고한 후 경영을 맡은 전문경영인은 무리한 M&A에 나서다 기업을 위기에 빠뜨렸다.



이 외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다 참변을 당했던 기업 사례도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KT,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이다.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로 전문경영인들이 기업의 회장을 맡는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수조원대의 부실을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당시 조선사들은 국제유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책은행의 유동성 지원을 받아 재무구조를 개선 중이었다. 대규모 손실로 인한 여론의 부담을 의식해, 분식회계를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와 KT는 정경 유착으로 번번이 논란이 됐다. 포스코는 권오준 전 회장 재임 중 비선실세였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 이후 권 전 회장은 2018년 임기를 남기고 돌연 사임했다. 이석채 KT 전 회장은 야당 의원 자녀의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렇듯 전문경영인은 회사 안팎의 이해관계 집단이 행사하는 압력에 취약하다. 전문경영인이 '외풍'에 흔들려 불법을 저지른 경우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대기업집단, 대부분 소유·경영 결합 체제 위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이 국내 재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대기업집단 대부분이 소유와 경영이 결합된 형태로 기업 운영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오히려 전문경영인 체제가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영 구조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1일 발표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 대상 기업집단은 64곳이다. 이중 총수가 있는 집단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과 공시 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자산 10조원 미만)을 더해 총 55곳이다. 전체의 85.9%가 총수가 있는 기업이다.



이번에 신규로 편입된 IMM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하고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은 창업주의 후손들이 이끄는 가족경영 기업이다. 동일인이 창업주인 곳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홍국 하림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등이 있고, 대부분이 창업주의 후계자들이다.



총수 없는 집단은 포스코, 농협, KT, S-Oil, 대우조선해양, KT&G, 대우건설, HMM, 한국GM 9곳이다. 이중 S-Oil과 한국GM은 외국자본이 최대주주로 있고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 영장 실질심사가 열리는 8일. 삼성은 24시간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김기남 부회장과 고동진 사장, 김현석 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삼성은 이 부회장의 혐의를 벗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이지만 여전히 검찰의 영장 재청구 가능성과 불구속기소 될 여지도 남아있다. 사법 리스크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미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3명의 전문경영인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으며 일단 무난히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기남 부회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을 책임진다. 고동진 사장은 스마트폰을, 김현석 사장은 TV와 생활가전을 각각 담당한다.



하지만 오너 부재가 가져오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게 재계와 삼성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이미 전문경영인이 각 사업을 잘 이끌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등이 불가능해지는 오너의 부재 상황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만약 오너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경우, 이들 대표이사 3인방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이 없는 동안 거래선 등과의 관계 유지에 직접 나서고, 사업에 지장이 없다는 점을 꾸준히 알려야 한다.



구속 영장이 기각돼도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이 부회장이 행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 3인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ㆍ중 무역전쟁에다 한일갈등 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오너 부재’로 각종 사업·투자 등 경영이 사실상 멈출 것이라는 우려가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삼성이 전날 이례적으로 호소문을 내고 “경험하지 못한 위기”라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줄었고, 최근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을 놓고 갈등이 격해지며 양측이 삼성에 각각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한일 갈등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은 아무래도 대규모 투자 등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오너가 직접 발로 뛰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배우고, 인수합병(M&A) 등 각종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게 중요한데 발을 묶어 놓는 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세계 1류 기업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턱없이 약하다. 그런데 그들과 정면으로 경쟁해야 하는 시점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여느 2류 기업 경영자의 한탄 같기도, 어떻게 보면 조바심 같이 보이기도 한 이 문구는 사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 지난 1997년 내놓은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 나오는 말이다. 이 회장의 우려대로 23년전 삼성전자(005930)는 TV나 가전 업계에서는 소니에게, 반도체 등에서는 일본의 도시바 등에 밀리는 상황이었다. ‘애니콜’로 잘 알려진 휴대전화 사업 또한 핀란드의 노키아나 미국의 모토로라 대비 이름값이 낮았다.



하지만 2020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말그대로 압도적이다. 올 1·4분기 기준 TV 시장에서는 32.4%, D램 시장에서는 44.1%,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33.3%,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각 시장에서 10년 넘게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분야 등에서도 1위를 맹추격 중이다.



사법리스크에 무너지는 수십년의 공든 탑

이 같이 수십년 간 쌓아 온 삼성전자의 초일류 지위가 잇따른 ‘사법리스크’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끊이지 않는다.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한 검찰 수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금 구속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너 경영의 폐해를 없애고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 하지만 30여년 전 2류 기업에 불과하던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탈바꿈 시킨 원동력이 바로 오너 경영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삼성의 경영 공백시 삼성 특유의 선제 투자 및 공격적 인재영입 등에 기반한 ‘초격차’ 전략이 힘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 성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각국의 무역장벽 강화라는 파고에 직면한 한국경제에도 악재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수년간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또 다시 한국을 뛰어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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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순위는 지난 20여년 동안 말 그대로 ‘수직상승’했다. 시장조사기관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2억달러로 43위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611억달러로 6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1999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60위 내에 들지 못하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1위 전자업체’ 정도의 위상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약진은 당시 브랜드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다. 2000년 브랜드 순위에서는 이미 몰락한 노키아(5위), GE(6위), 휴렛팩커드(13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해 IT 업계가 말 그대로 ‘졸면 죽는 시장’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오너 경영으로 일군 초일류 삼성





삼성전자의 이 같은 급격한 브랜드 가치 상승은 오너 경영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1983년 3월 이병철 창업주의 ‘도쿄선언’에 따라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당시 해외 언론들은 “삼성의 기술력을 놓고 봤을 때 3년내에 실패할 것”이라는 조롱을 쏟아냈다. 하지만 삼성은 1983년 5월 세계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인 64K D램 개발을 시작해 같은해 12월에 이를 시장에 내놓는다. 이건희 회장은 당시 매주 일본을 오가며 기술자들과 D램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일본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10년에서 4년으로 좁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1987년에는 삼성 경영진이 4메가 D램 개발 방식을 ‘스택’으로 할 지 ‘트렌치’를 할 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의 결정으로 스택 방식을 택하기로 한다. 이 회장은 스택 방식 도입과 관련해 “두 기술을 단순화 해 보니 스택은 고층으로 쌓는 것이고 트렌치는 지하로 파들어가는 식이라 위로 쌓아올리는 것이 문제가 생겨도 쉽게 고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며 “이후 트렌치를 채택한 도시바가 양산시 생산성 저하로 D램 선두자리를 히타치에 빼앗겼고 16메가 D램과 64메가 D램에 스택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는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스택 공법 채택은 삼성이 반도체 시장 진출 10년만에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게 한 기반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1993년 반도체 생산 라인을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며 또 한발 앞서가게 된다. 당시만 하더라도 반도체 웨이퍼는 6인치가 세계 표준이었지만 당시 이 회장이 “과감한 시도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술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하리라 판단했다”며 8인치 생산라인 도입을 과감히 밀어 붙인다. 실제 당시 반도체 집적 기술은 1983년부터 1994년 사이에만 4,000배 가량 발전해 단기간의 기술 확보 없이는 기술 개발 주기를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이었다. 삼성은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선제 도입으로 일본 엘피다 등 경쟁 업체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이외에도 1993년 ‘신경영 선언’과 1995년 불량 휴대전화 ‘화형식’ 등 새로운 어젠다 제시 및 충격 요법으로 글로벌 1위 삼성전자를 만들어 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한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갑작스레 쓰러진 이후 과감한 판단으로 삼성그룹의 또다른 비상을 이뤄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부터 1년여동안 한화 및 롯데그룹과 화학·방산 산업 관련 빅딜을 성사시켰다. 기존 핵심 사업이었던 반도체·가전 외에도 전기차배터리·바이오·인공지능(AI) 등을 삼성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며 ‘JY(이재용 부회장 이니셜) 특유’의 선택·집중 경영 행보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도 약 9조원에 글로벌 1위 전장 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며 15년 뒤에나 찾아올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하기도 한다. 특히 전장은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삼성SDI(006400)의 전기차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장용 디스플레이 등과 크게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적 안목이 돋보이는 선택이란 평가도 나왔다.



넥스트 '비전 2020' 못내놓은 삼성

문제는 최근 4년간의 삼성 그룹 행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재판으로 지난 2017년부터 1년 가량 구속 수감된데 이어 잇따른 검찰 조사로 삼성그룹 핵심 경영진이 구속 수감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삼성 특유의 추진력이 힘을 잃고 있다. 지난 2018년 말부터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삼성 전·현직 경영진 30여명이 100여차례나 검찰에 불려가며 ‘절름발이’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13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중이지만 이 같은 사법 리스크에 3년전 하만 인수 이후 ‘빅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임기가 제한된 전문경영인의 판단만으로는 십수년을 내다보는 수조원 가량의 ‘빅딜’에 나서기에 무리가 따르는 탓이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여명의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서겠다고 지난해 밝힌 것 또한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 때문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LCD 사업을 정리하고 마이크로LED나 QD디스플레이에 집중하기로 한 것 또한 이 부회장 특유의 선택·집중 경영 철학이 반영된 판단이었다.



삼성전의 ‘미래 비전’ 공백도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2020년까지 연간 매출액 4,000억달러, 브랜드 가치 세계 5위 이내를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비전 2020’을 제시했지만 올해의 절반 가량이 지난 지금까지 신규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의 경우 삼성전자 DS 사업부에 국한되는 비전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전체를 아우르는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삼성 내외부에서 꾸준히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의 경우 ‘대리인 문제’ 발생 외에도 임기 연임을 위한 단기 실적에 집착할 수밖에 없지만 오너 경영은 발빠른 의사결정 및 주인의식에 기반한 강한 리더십이란 장점이 있다”며 “오너 경영 또한 독단경영 및 사익추구 행위 등의 문제가 있지만 삼성은 실적으로 주주들을 만족시키는데다 이 부회장이 최근 경영권 승계 포기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사익추구 행위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너가 없는 은행 산업이 ‘우간다 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듣는 것과 일부 공기업들의 부실 운영 등을 전문경영인 제도의 문제가 드러난 실제 사례로 꼽는다. 오너 경영의 경우 임직원 대상의 갑질 및 자회사를 통한 사적 이익 수취가 가장 큰 문제로 분류되지만 삼성의 경우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등으로 관련 문제 발생 소지를 원천 차단해 놓은 상황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실탄 110조 쥐고 또 멈추는 삼성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의 경영시계가 또다시 멈출 위기에 처했다. 총수 부재로 인해 삼성이 향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업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해 총 11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자산총액도 357조원으로 역대 최대다.



삼성전자의 자산이 늘어난 것은 2017년과 2018년 반도체 호황기에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다 2016년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 사례가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7년부터 삼성전자의 대규모 M&A가 멈춘 것은 당시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뒤 총수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다가 이 부회장이 2018년 초 석방되고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서면서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시 M&A 대상을 물색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시스템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 5G, 바이오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M&A 대상으로 꼽혔다.





M&A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대표적 기업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인 네덜란드 NXP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와 꾸준히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전장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업체인 '실리콘모션'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도 M&A 대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 처하면서 대규모 M&A 가능성이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된다. 최소 수조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실패의 부담이 큰 전문경영인보다는 총수의 결정이 중요한데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이런 경영상의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대규모 투자 역시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석방 이후 6개월 만인 8월에 인공지능(AI)ㆍ5Gㆍ바이오ㆍ반도체 중심 전장부품 등 4대 성장사업에 25조원을 배정하는 것을 비롯한 18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계획인 '반도체 2030' 비전을 선포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수백조원의 투자를 최종 결정한 사안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힘든 한국 경제에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국내 제조업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인데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의 미래에도 상당히 불투명한 경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M&A는 물론 대규모 투자조차 불확실해질 것"




돈 부족한 정부…`보증의 기술`로 10배늘려 108조원 만들었다

180조 금융지원 핵심키 `보증`



재정여력 1000억원 경우

지원금 손실률 10% 가정땐

보증통해 1조 지원 가능해져



ㅍ정부가 내놓은 180조원 규모 `코로나19 금융지원 패키지` 가운데 약 108조원이 직간접적으로 정부 `보증`과 엮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기 대응방안`으로서 보증제도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정부 보증을 활용하면 재정 여력에 비해 10배 이상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할 수 있어 `보증의 마법`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되면 정부 보증에 따른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양날의 칼`이 될 위험도 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5차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내놓은 코로나19 금융지원 패키지 179조5000억원 가운데 보증과 관계된 정책은 108조1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금융지원 패키지 중 60.2%가 보증과 연관된 셈이다. 소상공인 대상 경영자금 지원과 중소·중견기업 보증 공급 등 보증지원(34조2000억원), 유동화회사보증(P-CBO)을 활용한 회사채 발행지원과 회사채 신속인수제(13조9000억원) 등이 전통적인 의미의 보증제도로서 금융지원 패키지에 포함됐다. 여기에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20조원), 기간산업안정기금(40조원) 등에도 정부 보증이 제공된다.



정부가 이처럼 보증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적은 재정 투입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이다.



개인·기업이 대출 등에 정부 보증을 받았다면 만약 빚을 갚지 못한다고 해도 정부가 이를 대신 갚아주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평균적 손실액 수준인 `예상 손실액`을 보증 재원으로 투입한다. 예를 들어 예상 손실률이 10%이고 가용 재정이 1000억원이라면, 1000억원을 보증 재원으로 1조원까지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보증으로 자금을 공급하면 손실이 났을 때만 재정에 반영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 같은 면에서 코로나19 위기처럼 자금이 빠른 속도로 공급돼야 하는 시점에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의 2차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보증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을 고려한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보증부 대출로 지원 방식을 변경하면 재정 투입 대비 10배 이상의 지원이 가능하다. 제한된 재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소상공인 1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에는 정책금융·재정 직접 투입과 보증 공급 등 재원 마련이 혼재돼 있었다.



1차 프로그램은 시중은행 이차보전대출, 기업은행 초저금리대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등으로 구성됐다. 시중은행 이차보전대출은 대출금리를 연 1.5%에 맞추되 시중은행의 일반 대출금리와의 차이를 신용보증기금이 보전해주는 형태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금리 차만큼의 20%를 자체적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시중은행 일반 대출금리가 5%라면 1.5%와 금리 차가 3.5%포인트 발생한다. 이 경우 신보가 2.8%포인트만큼 금리 차를 보전하고, 은행들은 0.7%포인트만큼을 자체 부담하는 것이다. 신보가 1차적으로 재원을 투입한 뒤 부족분은 재정이 채워주기로 돼 있어 정책금융과 재정 투입이 혼재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은 재정이 투입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차 프로그램과 달리 10조원 규모로 새롭게 시작되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전액 보증부 대출로 운영된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으로 대출처를 분산했지만 보증서 발급은 신보로 통일했다.



보증배수는 신보와 기술보증기금이 12~13배, 지역신보가 6~7배 정도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증배수가 다르다는 것은 똑같이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대출이 가능한 금액에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조원이 투입됐다면 신보·기보는 12조~13조원의 대출이 가능하지만 지역신보는 6조~7조원 수준의 대출을 내어줄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신보가 대출의 95%만 보증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대출의 위험을 시중은행과 분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준법감시위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삼성준법감시위서 사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제6차 정기회의를 갖고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인용 사장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후임 위원 선임 절차도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준법감시위는 정기회의 후 "이인용 위원은 삼성전자의 CR담당으로 최근 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회사가 사회 각계와 소통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부득이 사임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강한 요구를 하는 활동을 하면서 사임을 결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 요구에 따라 출범한 독립기구로,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조 문제에 대한 사과, 시민사회와의 소통, 준법감시위 활동 보장을 약속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준법감시위는 이날 또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루어진 이재용 부회장의 발표에 대한 후속 조치로서 각 계열사들이 마련한 구체적 이행방안에 진전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이행방안을 수행하기 위한 세부적 과제선정과 구체적인 절차 로드맵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준법감시위는 "노동문제와 관련해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적 절차 규정을 정비하고 산업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준법감시위는 또 "삼성 측이 시민사회와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는 확인했으나 시민사회와 협력해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서도 더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승계 문제와 관련해 삼성 계열사가 중장기적 과제로 다루겠다고 한 것과 과년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수 밖에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의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는 8일 밤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 이인용 사장, 사임 왜?





이인용 삼성전자 대외업무(CR) 사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직을 사임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진 시점에서의 사임이다. 특히 준법감시위 위원 중 유일한 삼성 측 인사였던 만큼 이 사장의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준법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인용 위원은 삼성전자의 대외협력(CR) 담당으로, 최근 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회사가 사회 각계와 소통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 사임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준법감시위는 이 사장을 대신한 후임 선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지난 1월 사장단 인사에서 2년 만에 현역으로 복귀됐다. 지난 2017년 11월 사회공헌업무 총괄고문에서 사장으로 승진된 것이다. 당시 삼성은 “이 사장은 폭넓은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CR담당으로서 대내외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이 삼성 준법감시위 위원까지 맡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대외업무도 준법경영 원칙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 부회장과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후배로, 삼성 내에서 이 부회장 직접 소통하는 인물로 꼽히는 이 사장은 삼성과 준법감시위간 조율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었다.



삼성 유일의 내부 위원인 이 사장의 사임에는 준법감시위의 강경한 입장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 논란 사과와 무노조 경영 폐지, 시민사회 소통 등을 이끌어냈음에도 또다시 강경 변화를 요구한 데 대해 사측을 대변하는 이 사장이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사장의 사임으로 준법감시위 위원은 벌써 두 명이나 줄었다. 지난 3월 시민대표 분야로 선임된 권태선 환경운동엽합 공동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까지 신임 위원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지난달 초 삼성 측에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경영 체계 수립 △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신뢰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을 요구한 준법감시위는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와 규정을 마련하라고 재차 요청했다.



준법감시위는 “앞으로 관계사들이 이행방안을 충실히 실행하는지를 지켜보겠다”며 “성격상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내용은 이행 여부를 지속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준법감시위원회, 삼성그룹 해체가 목표인가?



우리나라에는 경영자들보다 경영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노조의 경영권 개입이 기업활동에 도움된다는 식의 이상론을 신념처럼 펼쳐들고 법조인이 대부분의 자리를 꿰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라는 정체불명의 컨설팅 조직이 글로벌 기업의 승계과정을 문제삼는 모습이 그렇다.



삼성을 향한 정권의 칼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언제나 상시적으로 존재했다. 경찰, 검찰, 국세청 등 전통적인 수족을 동원해서 압박하는건 차라리 신사답게 행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언제부턴가 경제검찰을 자처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 전담부처로 나서더니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준법감시위원회라는 옥상옥을 설치했다. 그것도 삼성의 돈을 받으면서 활동한다고 한다.



그들은 삼성이 노조, 시민단체와 글로벌 경영활동의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등 대화하고 친하게 지내라고 권유했다.



또 삼성에 무노조 원칙을 버리라고 강요하는데 전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노조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이런 판단을 할만큼 이 위원회가 전문성이 있는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지금 문재인 정권은 기업들의 팔을 묶어놓고 친노조 정부를 표방하면서 노동친화 정책을 대거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노조는 법위에 군림하고 있다.



살림집이 주변에 가득한 아파트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노조원들이 24시간 스피커를 켜고 소음공해를 유발해도 구청, 경찰 등 모든 관공서가 귀를 틀어막고 팔짱만 끼고 있는게 지금 대한민국 현실이다.



다른 나라들처럼 합리적이고 건설적이고, 공권력은 엄중하게 노조를 대하는 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문재인 정권에 반문하고 싶다. 왜 노조의 무소불위 권력은 그대로두고 기업에게만 이런 일방적 요구를 하는지 궁금하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사석에서 "우리기업들의 승계과정의 편법은 사유 재산권을 부정하는 강탈적 상속세율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며 "이런데 기업에게 일방적 사과를 강요하고 법적 정당성도 없는 임의 단체가 이사회 위에 군림하기 시작했다"고 탄식했다.



문재인 정권과 준법위가 삼성을 옥죄는 모습을 보면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삼성은 노조와 시민단체의 것이 아니다. 삼성 주주의 것이다. 삼성 주주의 절반은 외국인들이다. 삼성은 이름만 한글이지 글로벌 기업이다.



문재인 정권이 제대로 막지 못한 코로나 19(우한폐렴)만으로도 기업들은 연초부터 비상이다. 도무지 정부가 기업활동에 도움을 주는것이 전혀 없으면서 채찍질하는 것은 일등이다. 이런데도 기업들이 수출을 잘해서 세금 잘내고 한다는게 거의 기적에 가깝다.



경영권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지분이 많은 측이 행사하는 것이다. 삼성에 숟가락을 올리려는 군상들을 보면 기업을 살리겠다는것인지 공중분해 해서 해체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는 그의 페이스북에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가 준법감시위원회라는 법적 지위가 없는 단체와 감사 청탁 계약을 맺은 것은 을사늑약과 같다. 이재용의 재판을 볼모로 사법 협박에 굴복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하는 짓은 삼성에게는 조선총독부와 같다. 헌법 위에, 상법 위에, 이사회 위에, 주총 위에 군림하는 소위 좌파 시민단체다. 법무법인, 컨설팅 회사가 고객과 계약 맺고 그 고객의 정보를 언론에 흘리면서 언론 발표문을 내는 경우가 있는가? 김상조, 문재인의 삼성해체 전위대일 뿐이다"고 적었다.



도덕경(道德經)에 이르기를 "갑자기 부는 회오리 바람은 한나절을 지탱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폭우도 하루를 계속하지 못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3년 내내 두들긴 삼성 때리기를 그만하면 족한 줄 알고 이쯤에서 물러나는게 어떨까 싶다.


삼성 준법감시위 '독립적 권한 행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총수 재판과 맞물려 그 설립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지만, 재계 1위 삼성의 행보라는 점에서 준법감시위의 향후 역할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삼성 준법감시위가 과연 공정하고도 엄정하게 역할을 수행해냄으로써 재계의 준법경영이 자리잡는 새로운 계기가 될지, 아니면 세간의 냉소와 함께 허울뿐인 '보여주기' 쇼에 그칠지 주목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준법감시위가 활동을 개시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업계를 넘어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는 지난 5일 제1차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준법감시위 측은 당시 공식 출범을 알리면서 "제1차 회의에서는 준법감시위 운영에 기초가 되는 제반 규정들을 승인하고 관계사들의 준법감시 프로그램 등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 일정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삼성 준법감시위, 준법경영 확립 기치 출범



삼성 준법감시위는 '독립적으로, 실효성 있는 권한 행사'를 가능케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준법감시위는 삼성 그룹 외부 독자기구로 운영된다. 김지형 전 대법관과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외부 인사 6명과 삼성 내부 인사로 이인용 삼성전자 CR(대외협력) 사장까지 총 7인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았다.



준법감시위는 삼성그룹 7개 계열사와 협약을 맺고, 각 계열사의 준법감시 체계를 감독한다. 합병과 기업공개를 포함해 관계사들과 특수관계인 사이에 이뤄지는 각종 거래와 조직 변경 등에 대해 위원회가 그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관계사 최고경영진이 준법의무를 위반했을 때는 준법감시위가 직접 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



준법감시위 측은 "전체적인 준법감시 시스템이 실효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권고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준법감시위는 삼성 그룹 7개 계열사에 대해 필요한 조사, 조사 결과 보고 및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고 했다.



외부의 준법감시위 움직임에 맞춰 삼성도 내부적으로 준법감시 체계를 보다 강화하고 나섰다. 그룹 내 준법감시조직의 독립성 및 전문성을 키우는 방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준법실천 서약식'을 열고 준법경영 실천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했다. 서약식에는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이 참석해 준법실천 서약서에 직접 서명했고, 나머지 임원들은 전자서명 방식으로 동참했다.



이어 삼성은 주요 계열사 준법감시조직을 대표이사(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전담조직이 없던 계열사들은 독립적인 준법감시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 총수 재판 고려한 이벤트? N0! 준법경영 확립 의지



준법경영 확립을 기치로 삼성 준법감시위가 닻을 올리면서 그 파장에 재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 리더로서 삼성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삼성의 사례가 재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어서다.



준법감시위 측은 "앞으로 적극적이면서도 엄정한 활동을 통해 삼성의 준법감시 및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도 경청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 준법감시위가 준법경영 확립으로 가느냐 마느냐는 결국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 것이냐에 달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준법경영에 대한 삼성의 확고한 의지라기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위한 '이벤트'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감시를 한다고 하는데 시기나 현재 삼성 지배구조 등을 봤을 때 재판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양형 영향을 미치려는 진정성에 있어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출발했다.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과감한 혁신, 횡령 및 뇌물 범죄를 차단할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3가지를 주문했고, 준법감시위는 그에 대한 삼성의 답이다.



주위의 이 같은 시각에 삼성 준법감시위는 삼성과는 무관한 독립적인 조직임을 강조하며, '성역 없는 감시'를 천명하고 있다. 단기 이벤트에 그칠 것이란 오해를 막기 위해 상시기구로 정했고, 위원회를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문 대통령 만난 이재용, 수차례 '90도' 인사하며 깍듯이 영접



그런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9일 오후 5시 40분께(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공단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서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생산해온 인도 노이다 공장을 두 배 규모로 증축한 현장에서 대통령과 삼성그룹 총수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직접 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영접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이재용 부회장은 수차례 고개를 90도 가량 숙이며 영접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 바로 뒤 중앙에 서서 두 정상을 준공식장으로 안내했다. 준공식장에서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사이에 앉았다.



문재인 "노이다 공장, 한-인도간 상생협력 상징 되도록 뒷받침"



문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에서 "오늘 세계 수준의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함께 양국 경제협력의 결실을 축하하고, 상생과 번영의 미래를 축복할 수 있어 그 기쁨이 더욱 특별하다"라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지금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2년 연속 브랜드 신뢰도 1위다"라며 "그동안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라고 치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 노이다 공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이 됐다"라며 "노이다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삼성전자 최대이자 인도 최대 규모의 휴대폰 공장이다.



문 대통령은 노이다 신공장 준공으로 일자리 창출과 수출 등의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는 인도와 한국 50여개 부품회사의 노력과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다"라며 "노이다 신공장의 준공으로 이들 중소부품업체들도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수출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새공장에서만 2천여 명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인도 현지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일자리 창출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라며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이 중동, 아프리카 등 제 3국 수출로 이어져 양국간 경제협력의 결실이 더욱 커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준공한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라고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노이다 신공장을 한국-인도간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00년 전 가야를 찾아온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을 언급하면서 "저는 이곳 노이다 공장에서 오래 전 인도와 한국이 만나 빚어낸 귀한 인연과 찬란한 문명을 다시 떠올린다, 이곳 노이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스마트폰이 인도와 한국의 IT운명을 이끌어 가게 되길 바란다"라고 거듭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文대통령, 이재용과 아홉번째 만나 "우리 삼성"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삼성의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 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가 2025년까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계획을 문 대통령 앞에서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 부회장을 직접 거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삼성" "과감한 도전을 응원한다" "혁신 노력을 축하한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태도는 취임 초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2개월 동안 이 부회장을 만나지 않았다. 여권(與圈)은 삼성과 이 부회장을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 적폐 청산과 재벌 개혁의 '1순위'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되자 페이스북에 "이 부회장 구속으로 국정 농단 처벌, 재벌 적폐 청산의 한 고비를 넘었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썼다.



그랬던 문 대통령은 이날 방문을 포함해 이 부회장과 모두 9번을 만나며 삼성과 이 부회장을 '상생'의 모범으로 추켜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권도 삼성과 '신(新)밀월관계'를 이뤘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 배경에는 수출·투자 부진 등 거시경제 지표 악화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 악재(惡材)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상황이 악화한 작년 중반부터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 등 대기업 인사들을 연달아 만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3번의 독대를 포함해 총 8번 만났다. 임기 2년 반 만에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보다 이 부회장을 더 많이 만난 것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문 대통령의 삼성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재계(財界)에서는 "정부가 경제 실패가 부각될 때마다 삼성 '카드'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삼성,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관계는 취임 초와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 수준으로 달라졌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출범 초부터 '재벌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검찰과 공정위, 금융위원회를 앞세워 재계(財界)를 압박했고 삼성에 대한 각종 수사는 2년 반 가까이 계속됐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시민단체와 노동계도 삼성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해왔다.



문 대통령은 작년 7월 인도 방문 때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을 계기로 이 부회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된 상태였다. 이 부회장은 석방 후 일체 비공개로 활동했지만, 문 대통령과의 인도 만남부터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청와대에서는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인지 당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4번이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후 작년 9월 이 부회장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을 방문했고,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잦아졌다. 올해 1월 이 부회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 주십시오"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답했다.



10일 열린 삼성 협약식에서도 이 부회장은 건물 밖에서 미리 대기하다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악수를 했고, 이 부회장은 팔을 뻗어 문 대통령을 행사장으로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삼성 직원들에게 "국민이 걱정들 많이 하신다. 이제 걱정 안 해도 됩니까"라고 물었고, 직원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이 늘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나가며 대한민국 경제를 늘 이끌어주고 계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했다.



재계는 문 대통령의 삼성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급격한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삼성의 수출과 투자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으로선 지난 8월 대법이 파기환송한 국정 농단 사건 재판을 앞두고 있



다. 재판 결과에 따라 다시 구속될 수도 있는 처지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과 삼성의 밀착을 '노무현 시즌 2'라며 비판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재벌 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삼성과 밀착관계를 보이자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속도 조절과 탄력근로제에 이어 삼성과의 밀착을 '개혁의 후퇴'로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세 번째 삼성행… 이재용, 13조 투자 화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기획된 충남지역 경제투어가 계기가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충청남도와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의 대규모 신규투자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고위인사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측 고위 임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아산공장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이 부회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가볍게 악수를 한 뒤 안내에 따라 건물 안쪽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은 아훕 번째이며, 삼성을 직접 방문한 것은 세 번째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직접 업황을 브리핑했고, 문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직원들의 인사와 각오가 담긴 동영상도 준비했다. 문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박수로 화답했다.



◇ 정성껏 문 대통령 방문 준비한 삼성



이 부회장 등 협약 당사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협약식 인사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충청남도가 총 13조1,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서에 서명한다”며 “국민께 좋은 소식을 전해 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함께해 주신 기업인, 대학, 연구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을 위해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신규 투자계획 발표에 나선 이 부회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강국을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약속드린 것처럼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 이상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충청남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설투자에 10조, 기술개발에 3조1,000억 원을 투자한다. 삼성은 중국의 저가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LCD 패널의 생산을 줄이면서 퀀텀닷과 유무기 발광재료 기술을 융합한 QD-디스플레이 사업화로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로 아산공장은 QD 디스플레이 생산 체제로 전환이 시작되며, 올해만 600여 명의 신규인력이 채용된다. 투자 및 생산증가에 따라 고용효과는 7만8,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 대외여건 악화에 친기업 행보 강화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디스플레이 투자협약식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삼성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뉴시스

정부도 대규모 투자에 맞춰 지원을 강화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향후 7년 간 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기술인력 공급을 위해 4년 간 연구인력과 산업인력 2,000명을 양성한다. 특히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지원 및 상생협력 모델 구축으로 산업 생태계의 안정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은 일본 의존도가 컸던 분야로, 일본의 무역제재가 발효된 후 큰 피해가 예상됐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부품·장비의 자립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무역제재 등 엄중한 대외여건 속에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요 경제단체장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건의된 의견을 반영해 탄력근로제 보완, 규제완화 확대 등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뇌물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 피의자를 만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지난 9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선고로 이 부회장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가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산업정책과 적폐청산 재판은 별개”라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에서 이 부회장을 처음 만난 뒤, 재판과 별개로 꾸준히 만남을 이어왔다.


9조원 상속세 놓고 ‘재판거래’의혹?

문, 왜 선고 때마다 삼성 극찬하나?

文뿐만 아니라 비서실장과도 세 번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밑도 끝도 없이 미뤄지고 있다. 4월 말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도 일부 거론됐으나 현재는 이마저도 미지수다. 그러는 사이 문재인 대통령은 4월 30일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의 등을 두들기는 모습까지 연출하는 등 삼성에 대한 노골적 편들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번째이고,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 문 대통령을 만난 것만 세 번이다. 기업인 중엔 횟수가 가장 많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이낙연 국무총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도 최근 삼성 공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 필요 이상으로 친밀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한 상황인 셈이다. 그런데 <선데이저널> 취재 결과 문 대통령이나 이 총리 이외에도 노영민 비서실장이 별도로 이 부회장과 최소 세 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법원 선고 결과에 대한 반대급부로 수 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겠다는 대화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오너 일가 범죄에 대한 분노 여론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 대통령이 오히려 전 정권보다 더 추악한 거래를 삼성과 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와 삼성의 검은 거래를 <선데이저널>이 추적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횡령·뇌물공여 혐의로 2017년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대법원 재판은 5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난 것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지금이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본국 언론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의 삼성전자 공장 방문만을 얘기하지만, 1심과 2심 판결을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선고 전후 항상 정부와 삼성의 밀월이 의심되는 사인들이 있었다.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전에는 문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역할에 대해 극찬을 하는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기도 하고, 또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며 “그래서 항상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줘서 아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항소심 판결 후에는 삼성이 30조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본국 언론들이 모두 삼성의 대규모 투자를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 본지는 이와 관련 다음과 같이 보도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다음날 삼성그룹은 평택에 반도체 사업 관련 30조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총수 석방 다음날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여론전환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계획과 총수 일가의 거취를 엮는 것은 정권의 용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2심 판결을 보면 재판부가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할 수 있게끔 친절하게 형량을 줄여준 정황도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가 뇌물 액수를 대폭 줄이고, 그만큼만 횡령죄로 인정한 까닭은 ‘이재용 풀어주기’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은 횡령금액이 50억 원이 넘으면 최소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그런데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인정한 횡령금액 64억 6295만 원을 거의 반토막냈다. 또 징역 5년 선고 후 구속 중이던 이 부회장을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했다. 설령 이 액수만 인정하더라도 36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하고, 그만큼 뇌물을 제공한 것은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는 대통령이 아예 삼성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공장까지 가서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이다.



문, 판결 앞두고 이재용을 만난 까닭은?



차라리 드러난 만남은 낫다. 본지 취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개별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 와중에 이 부회장이 상속세와 관련한 이야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이 만남 이후 사석에서 이 지인들에게 이 부회장과 관련한 발언을 전했고,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졌다. 노 실장과 잘 알고 있는 인사는 <선데이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부회장의 상속세 납부 계획을 자세하게 노 실장에게 전했고, 노 실장 역시 상속세 납부가 에버랜드 때부터 이어온 삼성그룹의 모든 불법 행위를 매듭 질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 노영민 비서실장

▲ 노영민 비서실장



실제로 노 실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죄나,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문제 등 삼성그룹의 모든 현안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된 만큼 상속세 납부가 이 모든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 실장은 이런 이 부회장의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후 4월 30일 문 대통령의 삼성전자 공장 방문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는 9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미 과거에 지은 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상속세 납부 의사를 밝히고, 정부가 이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보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재판거래나 다름없는 일이다. 이것은 과거 정권에도 볼 수 없던 노골적 재판거래다. 현 정부는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이재용 부회장을 2차 남북정상회담에 데려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총대를 멘 것은 임종석 비서실장이었다. 다시 말해 비서실장들이 직접 삼성전자 총수의 문제를 챙기는 모양새가 생겨난 것이다. 만약 이달로 예견된 대법원 선고에서 이 부회장의 형이 집행유예로 확정되고, 이 정부 내에서 이 부회장의 상속세 납부가 이뤄진다면 이것이야 말로 헌정사상 최악의 재판거래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부패 혐의로 기소돼 형이 확정되지 않은 재벌 총수와 최고 권력자의 잦은 만남, 전폭적인 지원 약속 등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별사면권 등 국가형벌체계에서 대통령이 가진 권한은 막강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 청탁용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돼 풀려난 상태이지만 여전히 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다. ‘재벌 봐주기’ 비판을 받은 항소심 재판부가 대폭 깎아줬던 이 부회장의 뇌물액도 36억원에 달한다. 같은 내용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항소심에선 이 부회장이 제공한 뇌물액수를 87억원으로 계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 등 세 사람 사건을 하나로 묶어 심리 중이다. 지난 2월11일 전원합의체로 사건을 넘겨 하나로 병합했다. 대법관 13명 전원의 의견을 취합해 선고하는 전원합의체는 지난 18일까지 네차례 심리를 진행했다. 심리 주기가 비교적 빠른 편이어서, ‘4월 선고설’이 도는 등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최근 검찰이 삼성 경영권 승계와 깊숙이 관련돼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대법원이 수사 내용을 얼마나 ‘참고’하는지에 따라 선고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선고 때마다 가이드라인 행보



지난 4차례 이어진 대법원 전합 심리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삼성의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 213억원 중 얼마까지를 뇌물로 볼 수 있느냐다. 앞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2심 재판부는 마필 구입비, 코어스포츠 용역대금 등 70여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반면, 이재용 2심 재판부는 마필 구입비 36억원을 뇌물액수에서 제외했다. 말 소유권 자체가 최씨에게 넘어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을 무료로 쓰게 해준 불상의 이익 부분만 뇌물로 인정한 것이다. 결국 전합이 뇌물액수를 70억여원으로 인정하면 이 부회장 사건은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야할 수 있다. 뇌물액수가 늘어난 만큼 상황에 따라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뇌물 인정 액수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항소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도 대법원이 판단해야할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삼성 측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한 부분을 제3자 뇌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최씨 측 이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지원을 묵인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2심 재판부는 삼성그룹에 승계 작업이 포괄적 현안이었고, 이와 관련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된다며 영재센터 지원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부정한 청탁 역시 없었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적어도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중 한쪽은 다시 항소심 판단을 받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를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삼성 잡겠다는데, 대통령은 총수 만나

수사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재용아이러니한 것은 대통령이 그룹 총수를 만나 사실상의 재판 거래를 하는 동안 다른 한 편에선 검찰이 삼성그룹 임원을 구속수사하는 일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안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사안인 만큼 현 정부가 한 손에는 칼을, 다른 한 손에는 당근을 들고 삼성을 몰아가고 있는 모습니다.



4월 30일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자회사 임직원들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 그룹 차원의 조직적 범행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이들의 증거인멸 범행을 지휘한 정황을 포착하고, 분식회계를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대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향후 전모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4월 29일 삼성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양 상무 등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던 자료를 직접 삭제한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합병 등 관련 내용을 지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삼성전자 소속 백모 상무가 증거인멸 범행을 지휘한 정황을 확인했다. 그는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의 후신이라 평가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에 발령받은 뒤 증거인멸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양 상무 등과 함께 백 상무도 직접 조사하며 이 같은 범행이 이뤄지게 된 경위와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조직적인 증거인멸 범행이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게 된 계기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진 지난 2015년 7월 이후 합병 비율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회계 처리 기준 변경 등을 논의한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미국 바이오젠사와의 합작 계약 당시 콜옵션(주식 주주간 약정) 조항 수정,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만드는 안, 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자회사로 유지하되 콜옵션 평가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3가지 안이 논의된 정황이 담겨 있다. 검찰은 이 논의 자체가 하나의 분식회계 모의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본류’인 분식회계 정황을 숨기기 위해 백 상무 등 그룹 차원의 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미전실 등 윗선의 개입 및 지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검찰은 백 상무에 대한 추가 수사와 함께 앞서 수차례 조사를 받은 고한승 바이오에피스 대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 상무 등이 고 대표 휴대전화를 들여다 본 정황이 불거진 만큼 검찰은 이들의 범행이 자회사 대표보다도 윗선의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닌지 확인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계속된 만남, 부적절해

횡령·뇌물죄 혐의로 재판중인 국정농단 피의자와의 만남 중단해야

기업활동을 위한 당연한 투자가 조건부 ‘선물’ 되어서는 안돼

대법원, 대통령과 독립적으로 엄정한 사법정의 구현해야





최근(4/30) 문재인 대통령이 2018.7 9. 인도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 참석에 이어 취임 후 두번째로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했다. 언론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http://bit.ly/2GTaWet, http://bit.ly/2ZQVQic)은 임기 2년 동안 7차례이며 올해 이뤄진 5차례 만남 중 ‘이재용 부회장이 청와대에 방문한 것만 세 번’으로, ‘기업인 중 횟수가 가장 많’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재용 부회장의 개인 송사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1·2심에서 횡령·뇌물죄 등이 모두 인정되었고, 근간에 최종심 선고가 예상되는 이재용 부회장을 ‘경제 활력 제고’라는 미명 하에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 사법부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다고 할 수 없으며 국정농단 뇌물 공여 혐의 또한 단순히 이재용 부회장의 ‘개인 송사’로 치부할 수 없다. 혹여나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범죄 혐의로 재판 중인 재벌 총수를 만나는 것이 경제지표의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이는 애초의 목적과 달리 대기업 의존적 경제구조를 더욱 심화시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이재용 부회장과 대통령의 ‘부적절’한 최근 만남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같은 만남이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정경유착을 근절하자는 사회적 요구에 배치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8.7.9.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여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을 가진 한 달 후인 2018. 8. 8., 삼성전자는 마치 ‘선물보따리’를 풀듯 향후 3년 간 180조 원 투자 및 4만 명 채용 계획을 발표(http://bit.ly/2GVIv0p)하였다. 이번(4/30) 만남 직전인 2019. 4. 24.에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133조 원 투자 및 1만 5천 명 채용 계획을 발표(http://bit.ly/2PLX2yM)했다. 이처럼 재판 중인 기업총수와 대통령과의 만남 때마다 기업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다. 기업의 설립 목적이자 본령은 사업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신기술에 투자하고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당연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엄중한 범죄 혐의로 재판 중인 대기업집단의 총수가 청와대를 이웃집처럼 드나들면서 대통령과의 만남 언저리마다 투자 계획을 선심 쓰듯 발표하고, 대통령이 그에 ‘박수’로 화답하며 국민 세금으로 이를 지원하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순실 씨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 등 재벌총수들이 뇌물을 제공하였고, 그에 대한 대가로 국민연금공단 등 공권력이 총수의 사익 추구에 동원된 사건이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이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새로운 정권을 열었음을 문재인 정부가 잊은 것이 아닌 지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는 이 점을 유념하여 작금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국정농단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지금, 재벌대기업에 기댄 개발 및 수출 중심의 경제 정책은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경제민주화를 통한 체질개선 등이 요구되는 시기이며, 이는 단기적 성과에 대한 욕심을 부리기보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차근차근한 추진해야 할 정책 방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혹시라도 어떠한 ‘떡고물’을 바라고 투자를 하는 기업은 기업으로서의 본령을 잊은 것이고, 이러한 움직임에 세금 지원으로 화답하는 정부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는 커녕 오히려 심화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명심하고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인과의 부적절한 만남을 중단하고 국민의 세금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데 사용하기 바란다. 또한 이재용 회장의 최종심을 맡은 대법원은 행정과 사법을 엄정히 분리하여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이 바란 정의가 구현될 수 있는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열흘 새 18조 투자 결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열흘 사이 18조 원에 달하는 선제적 투자 카드를 꺼내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D램·낸드플래시)에 이어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가속화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21일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라인 구축을 발표한 지 열흘 만에 또 다시 낸드플래시 신규 라인 투자를 발표한 의미는 남다르다. 파운드리 신규 라인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잰걸음이라면 이번 낸드플래시 투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초격차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중국의 낸드 기술이 턱밑까지 쫓아 왔다는 우려와 코로나19,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투자를 단행한 것은 시장 우위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초격차 기술 경쟁력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 공세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최첨단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6일 기자회견에서 “어려울 때 투자를 멈춰선 안 된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에 18조 원에 달하는 파격 투자를 단행하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기술 초격차’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평택에 10조 이어 8조 더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1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6월1일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데이터센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추가 투자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8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 5월21일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2월 EUV 전용 화성 ‘V1 라인’ 가동에 이어 평택까지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며 모바일,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 등 다양한 분야로 초미세 공정 기술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



2021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 평택 파운드리 라인 공사에 들어갈 돈은 약 10조 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열흘 사이 파운드리 생산 라인과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해 18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선제적 행보가 속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비대면 환경 확산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더욱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간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담겨 있다.



아울러 중국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추격의 속도를 높이자 과감한 투자로 더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조성된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 전초기지로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라인 2개가 건설됐다. 이번 투자로 증설된 라인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V낸드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1위에 올라 현재까지 18년 이상 독보적인 제조·기술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 리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35.9%이며, 19%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키옥시아(옛 도시바)를 압도적으로 따돌린 채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6세대(100단 이상) V낸드 제품을 양산한 바 있으며 평택 사업장 V낸드 전용 라인에서 6세대 기반 SSD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낸드의 ‘단’은 셀을 겹겹이 쌓음으로써 속도와 안전성,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번 신규 투자 라인에서 차세대 낸드가 생산된다면 160단 이상 7세대 V낸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최철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글로벌 IT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는 경기도 화성과 평택, 해외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을 운영 중이며 국내외 균형 있는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고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왜 지금 낸드에 투자하나?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왜 하필 지금 낸드플래시에 8조 원이나 쏟아붓는 걸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AI, IoT, 자율주행, 5G, 엣지컴퓨팅 등 인프라 확충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도 폭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을 이룬다. D램은 용량이 작고 속도가 빠르면서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소실되는 휘발성 메모리지만 낸드플래시는 용량이 크고 느린 대신 비휘발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 세계에서는 500개 이상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2만2500㎡ 이상의 면적 규모, 최소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용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기기 사용량 증가와 5G 보편화로 인해 데이터의 속도와 전송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늘어난 속도와 전송량을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커지고, 자연히 낸드플래시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도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19년 4분기 기준 전 세계 서버용 SSD 시장 규모가 33억9400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은 32.5%로 1위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2017년~2018년 초호황기를 지나 바닥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8조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갖고 있는 특징에 기인한다.





메모리 생산공장은 통상적으로 건설하는 데 2년의 시간이 걸린다.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가 갑작스레 늘어나도 공급이 수요를 맞추기 힘들다는 뜻이다. 수요와 공급의 차이가 발생하는 시간 때문에 메모리 시장에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약 30조 원을 투자해 평택 1라인을 반도체 초호황기 초반인 2017년 완공했다. 당시 기준으로 세계 최초 4세대(64단) V낸드플래시를 양산해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어쨌든 삼성전자의 잇따른 ‘반도체 초격차’ 공세는 기술 개발을 하는 동시에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이재용의 반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배수진을 쳤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에게 시쳇말로 "‘맞짱’ 한 번 떠보자, 어디 한 번 해보자, 이판사판이다, 붙자", 하고 대든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검찰 기소의 타당성을 따져봐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이 삼성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만 한 것인지, 아니면 아주 나쁜 의도를 갖고 ‘삼성 죽이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검찰 말고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심의를 해달라고 신청한 것이다.



저도 그렇지만, ‘검찰수사심의위원회’라는 제도를 처음 들어보는 분도 많을 것이다. 2017년12월에 제정되고, 이듬해 1월부터 시행된 대검찰청 예규 제915호에 나와 있다. 운영지침 제3조를 보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하여" 심의한다고 돼 있다. 그 1항은, 수사를 계속 할 것인지를 따지고, 제2항은 기소할 것인지 불기소 할 것인지를 따지고, 제3항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를 따진다고 돼 있다. 검찰의 수사나 기소와 같은 행위들이 적절한 것인지 따져서 ‘권고’를 하게 돼 있고, 검찰은 그 권고를 대부분 수용해왔다.



이제 삼성이 그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신청한 것인데, 대기업 총수가 ‘감히’ 검찰 수사의 적절성 여부를 심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 제일 많이 놀란 쪽은 검찰일 것이다. 놀란 정도가 당혹스러울 것이다. 검찰에게 항상 머리를 조아릴 것으로 알고 있었던 대기업 총수가 시쳇말로 "맞짱 뜨자"며 대들고 나온 셈이니 검찰로서는 놀라고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제 검찰에게 찍힌다든지, 괘씸죄를 뒤집어쓴다든지 하는 단계를 지나버렸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그리고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난 뒤 삼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거의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예를 들어 2018년 대한항공 일가족 비리를 털려고 검찰 압수수색이 18번이나 있었다. 대한항공 일가족을 비난하던 국민여론도 압수수색이 18번이라는 소리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그해 삼성에 대한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한다면서 압수수색이 150번이나 있었다는 기사도 있다. 1년은 365일이다. 토요일 일요일 빼고 법정 공휴일이 빼면, 거의 매일 압수수색을 했다는 소리다. 미국의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도 저런 식으로 대기업 죽이겠다고 덤벼들면 도저히 못 버틴다.



압수수색 횟수는 어떻게 세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큰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삼성이 해마다 20번 안팎의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보는 게 가장 보통이다. 마피아 같은 범죄 집단이나 조폭도 이렇게 털리지는 않는다. 그러자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재용 부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어차피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다, 그래 한번 해보자, 이제 믿을 수 있는 데는 국민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씨 하고 엮어서 크게 털리고,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 경영 승계 의혹으로 또 털리고 있는데, 이대로는 못 산다, 더 이상 물러설 데도 없다, 문재인 정부하고 한번 붙어보자, 이렇게 나선 것이다.



현재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올해 예순여덟 살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제주도 출신인 양창수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교수를 23년 했는데, 우리나라 민법 학계에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양창수 위원장이 적어도 ‘정치적 편향성’은 없다고 보고, 그에게 객관적 판단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에 반해 삼성을 4년째 수사하면서 이재용 부회장과 악연(惡緣)이 계속 되고 있는 사람은 이복현 검사다. 그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 형사부장이다. 이복현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때 박영수 특검 팀에 합류했었다. 그는 검찰에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통한다. 2006년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수 사건 때, 그리고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때 이복현 부장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같은 팀에서 일하며 호흡을 맞췄었다.



이번 사건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 이를 둘러싼 경영권 승계 의혹 등 크게 세 갈래다. 핵심은 이재용 부회장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느냐, 무엇을 지시했느냐, 이런 점에 대한 판단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검찰이 두 차례나 이재용 부회장을 소환 조사하고 그를 기소할 것이 확실해지자 삼성은 서울중앙지검이 ‘과잉수사’, ‘표적수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국민들 앞에 던진 것이다. 올해 추미애 법무장관의 인사로 서울중앙지검장이 바뀐 것도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그런데 삼성은 일종의 차도살인(借刀殺人), 빌린 칼로 상대를 찌른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이 문재인 정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했고, 문재인 정부는 툭하면 무슨무슨 ‘위원회’의 힘을 빌려서 목적을 이루려 하는데, 좋다 삼성도 이제 수사심의위원회의 힘을 빌려서 한번 붙어보자는 것이다.



재계와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렇게 4년 반이 넘도록 한 곳 기업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한다. 2018년 말부터 분식회계 수사와 관련 삼성 임원 30여명이 무려 100여 차례나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삼성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고 배수진을 쳤다. 더 물러설 곳이 없다. "문재인 정부, 당신들은 늘 ‘시민에게 묻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그렇다면 우리 삼성도 시민에게 판단을 맡겨보겠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삼성이 불법 집단인지, 시민들에게 그 판단을 들어보자"는 것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에서 뽑은 250명 위원 중 15명을 추첨해서 위원회를 꾸리도록 돼 있다. 검찰도 당혹스럽겠지만, 청와대도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누가 옳은지 국민 신뢰도를 물어보자고 결투를 신청한 셈이다. 국민들 눈에 삼성이 옳은지, 문재인 정부가 옳은지, 따져보자는 것으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도기 겪는 삼성…재계는 일방적 여론재판 될까 우려

​그룹 컨트롤 타워 없애고 계열사 자율경영, 60년 만에 ‘낯선 길’

재계 “재판, 핵심 증거 없이 평행선…여론에 영향받을까 걱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급적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해외 행사 중 하나가 매년 7월 초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주(Idaho 州) 선밸리에서 열리는 ‘선밸리 미디어 콘퍼런스’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005930)경영기획팀 상무보 시절이던 2002년에 국내 인사로는 처음으로 초청받은 후 2011년을 제외하고는 작년까지 매년 이 행사에 참석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정보기술·미디어·투자 분야의 유력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다.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등을 만나며 권위나 허례허식보다 실속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삼성을 내실 있는 회사로 바꿔 가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작년 10월 27일 열린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돼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이 부회장은 작년 12월 국정농단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미래전략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영과 관련해서는 “제 일은 저보다 우수한 분을 찾아서 모시는 것이며 우수한 분이 있으면 (경영을) 넘기겠다”며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올해 2월 구속되면서 삼성은 준비가 덜 끝난 상황에서 새로운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은 해체됐고 계열사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재판이 반환점을 도는 동안 특별검사팀이 핵심적인 물증을 내놓지 못하자 “처음부터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구속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도 특검의 논리를 부술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해 재판은 줄곧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2월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조선일보 DB

◆ 재계 “핵심 증거 없어 무죄 시 무리한 구속 비판받을 것”



주요 경제단체들은 이 부회장이 2월 17일 구속되자 “특검이 왜 구속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며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 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작년 하반기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조사가 시작된 후 삼성은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대규모 투자 소식도 없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에 나섰던 2014년부터 작년까지 2년 동안 세계적인 전장(電裝·전자 장비)업체인 미국의 하만(Harman)을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인 80억달러(9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크고 작은 20여개 업체를 사들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공격 경영이 멈춰선 실정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 재판이 재벌개혁과 맞물려 인민재판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재판의 핵심 중 하나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400억원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바라고 내놓은 ‘뇌물’인가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엔 삼성 외에 현대차(128억원), SK(034730)(111억원), LG(003550)(78억원), 포스코(005490)(49억원), 롯데(45억원), GS(078930)(42억원) 등도 출연했지만 이들 기업은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출연금이 다른 그룹보다 많긴 하지만, 다른 후원금을 낼 때도 그룹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며 “대가성이 있었는지는 재판에서 밝혀지겠지만, 재판이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서른 몇 차례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검이 핵심적인 물증을 내놓은 것이 없고 처음에 만들었던 프레임(Frame·틀)에서 조금도 벗어난 게 없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구속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60년 가까이 존재했던 그룹 컨트롤 타워가 해체되면서 삼성의 각 계열사는 자율경영이라는 낯선 길을 가고 있다.

◆ 총수 없는 4개월…체제 전환 과도기 겪는 삼성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구속되고 나서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고 있다. 삼성은 2월 말에 짤막한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미래전략실 해체 ▲각 사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 및 그룹 사장단 회의 폐지 ▲대관업무 조직 해체 ▲외부 출연금, 기부금 일정기준 이상은 이사회 승인 후 집행 등이었다.



삼성은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름을 바꿔가며 60년 가까이 그룹의 컨트롤 타워를 유지해 왔다.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효과적으로 그룹을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병철 회장이 1959년 비서실을 만든 게 시초다. 이후 비서실은 구조조정본부(1998~2006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 미래전략실(2010~2017년)로 이름을 바꿨다.



컨트롤 타워는 계열사 정보를 취합해 세밀한 기획안을 만든 뒤 다시 계열사로 하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역할을 해왔다. 미래전략실의 기획력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전문 경영인의 실행과 함께 삼성 성공신화의 삼각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실체 없는 조직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으로서는 낯선 길을 가는 셈이다.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를 선언하면서 삼성 특유의 일사불란함은 사라졌다. 기존에 그룹이 일괄적으로 발표한 계열사 임원 인사는 이제 각 회사가 발표하고 하반기에 예정된 신입 공채도 계열사별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른 계열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미래전략실이 확인하고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면 정리를 해 줬는데, 지금은 누구도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며 “말 그대로 계열사가 각자도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경영대)는 “(삼성은 지금 상황을)그룹 컨트롤 타워가 사라진 상황에서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경영 트렌드가 신속한 의사결정이어서 이사회를 따라가는 방식을 계속 고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학)는 “삼성이 이사회 경영을 강화하는 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삼성이 독립적인 이사회를 꾸려서 중진을 모으는 형태로 간다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애플처럼 돈을 잘 버는 구조로 삼성을 변화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신상필벌과 부진한 사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전망이다./조선일보 DB

◆ 재판 후 삼성, 어떻게 달라질까



이 부회장 재판이 반환점을 돌면서 시장의 관심은 재판이 끝난 후 삼성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로 쏠리고 있다. 우선 계열사 자율경영 원칙을 천명한 이상 계열사 스스로 살길을 찾고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는 가차 없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원에 대한 신상필벌도 더 확실해질 전망이다.



삼성SDI 인사가 단적인 예다. 이 부회장은 ‘옥중 인사’ 1호로 2월 말에 삼성SDI(006400)사장을 전영헌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으로 교체했다. 삼성SDI가 작년에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인증 탈락 등으로 92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조남성 전 사장은 상근고문으로 물러났다.



앞으로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은 2015년 7월 7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인위적으로 (삼성을) 장악하거나 다음 세대로 넘겨주기 위한 행위는 하지 않겠다. 애플처럼 돈을 잘 버는 사업구조로 삼성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만난 자리니 수익을 많이 내 주주에게 보답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이 국가 정책에 발맞춰온 것은 사실인데, 앞으로도 국가 경제를 우선시 해 무리한 판단을 할 것 같지는 않다”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사업부는 남겨두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나 제품군은 앞으로도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했지만, 상장사 시가총액이 500조원 안팎에 달하는 삼성그룹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든 계열사 간 역할을 조율하는 기구가 생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삼성 저



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기업의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진 게 없어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모든 일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다음에 벌어질 일들”이라며 “이 부회장이 유죄를 받으면 삼성의 혼란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현재 한국경제 호황을 홀로 하드캐리하고 있는 산업이 반도체다.

그리고, 반도체의 중심엔 오직 하나, 삼성이 있다.

삼성이 이 반도체의 승자가 된 것은 전적으로 오너경영 재벌체계 덕분이다.

일본 전자기업들이 투자의사결정을 주저하고 전문경영인과 집단경영체제가 엉뚱한데 역량을 낭비하는 동안, 삼성가는 과감하게 반도체산업에 투자를 결정했고, 어려울 때마다 공격적으로 선행투자를 실시, 반도체 시장 치킨게임의 최종 승자로서 이제 전 세계 제조업 기업중 최고의 순이익을 거두는 챔피언이 됐다.

재벌체계의 장점은, 사업 다각화로 인한 포트폴리오 효과의 극대화에 있다. 어느 분야에만 특화하는 기업은 그 분야가 망하면 기업 자체의 존립이 흔들린다. 핀란드의 노키아를 생각하시면 된다. 모직/제당이 잘나갈때 전자에 투자하고, 전자가 잘 나갈때 바이오산업에 투자한다. 생명과 화재, 증권이 호위한다. 중공업에만 올인했던 수직계열화 기업집단은 불황기에 살아남을 수 없었지만, 산업순환 싸이클에서 부침의 쇼크를 흡수하는 포트폴리오 효과가 강한 대기업 그룹의 선단은 흔들리지 않는다.

삼성전자만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예술적이다. B2C인 스마트폰의 이익률은 애플에 못미치지만, B2B인 반도체를 확실히 쥐고 있으니 갤럭시가 잘 나가든, 아이폰이 잘 나가든, 삼성은 항상 돈을 벌 수 있다. 경쟁사의 스마트폰에도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기에 경쟁사 제품이 잘 팔릴수록 삼성의 매출과 이익도 늘어난다.

이런 삼성이지만,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 그랬듯이 잘 나갈때가 가장 위험할 때임을 잊지 않고 항상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해 왔다. 호암의 기업보국 정신이 오늘날 한국을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이 무너지면 한국경제 자체가 무너지기에,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가지고 이씨 일가는 삼성을 얼마나 주의깊게 운영해 왔던가.

그래서 이건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듯 이재용도 하만카돈을 인수하고, 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하고, 다음 세대를 이끌 산업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거다. 월급쟁이들은 가만히 있어도 월급이 나오지만, 기업인은 항상 고민하고 피가 마른다. 삼성같은 첨단기술기업은 더욱 그렇다. 기술 싸이클 따라잡아야 하고, 수십조 단위의 투자의사결정을 적시에 내려야 하며, 지금 잘나간다고 10년후에도 잘나간다는 보장이 없으니 끊임없이 먹거리를 개척해야 한다.

할리스, 카페베네, 망고식스의 강훈 대표만 해도 모든 리스크를 끌어안고 결국 어느 원룸방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국민소득대비 OECD 최상위권의 최저시급을 가지고도 모자라다고 더달라는, 기업들이 모든 리스크를 감당하며 벌어다 준 돈으로 생색내고 퍼주는 좌파 정치인과 깨시민들이 사업가의 고민의 차원을 알 턱이 있는가. 그들은 삼성이 땅파서 돈버는줄 알지만, 삼성은 항상 가장 위험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고민하고 투자해 왔으며, 그렇게 삼성이 성공해 왔기에 오늘날 한국이 국민소득 2만9천불 시대까지 어떻게든 온 것이다. 한때 잘나갔던 중남미,남유럽 국가들의 운명을 한국이라고 못 걸을 것 같은가. 경제성장은 국민이 성실해서라든지 가만 있으면 자동으로 따라오는게 아니라, 슘페터의 말대로 기업가정신과 혁신이 이끈다. 성장은 분배,소득주도 따위가 아닌 오직 생산성 향상에서만 비롯된다.

부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무사히 세계 일류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생존하면 좋겠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공헌은, 기업 그 자체가 이익을 많이 내고 존속하는 것이다. 유한양행이나 오뚜기처럼 (뒤에선 무슨짓을 하든 앞에서만) 이미지플레이 잘 하고 고만고만한 작은 기업으로 사람들 환심이나 사는 것이야 쉽다. 하지만 그런 기업들이 한국의 경제성장과 한국인들의 후생에 기여하는 바는 삼성의 1만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최고 절반을 뜯어가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없는, 지킬 수 없는 무거운 상속세법을 강요해서 기업실체를 온전히 다음 세대로 이전하지 못하게 해놓고, 기업이 탈세도 아닌 합법적인 수단으로 절세를 하면 이를 천하의 악인 취급하고 여론재판을 하는게 생산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고 기업들의 돈을 뜯어서 연명하는 좌파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다. 절세가 나쁘면 개인들도 연말정산때 각종공제 신청하지 마라. 탈세와 절세는 엄연히 다르다. 국민연금의 합병찬성 의결권 행사는 옳았고, 삼성그룹주의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에게 이득이 됐다. 이 기회에 삼성은 국가의 각종 명목 강제 출연금 갹출도 없고, 괴롭힘도 무거운 상속세도 없으며 황금의결권까지 보장하는 북유럽으로 본사를 옮기는 것도 어떨까 싶다. 아예 조세피난처들로 법인을 옮겨도 좋다. 삼성이 떠나고 한국이 추락해도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를 모르고 정의롭다며 정신승리나 하고 있을 것이다. 고마움을 모르는 이들에게 영웅은 사치다.

"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합니다."

삼성처럼 조단위의 이익을 내고, 십만단위의 고용을 창출하고, 세계 1위 분야를 다수 점유해 다른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한국에 외화를 벌어오는 기업이 진짜 착한기업, 사회공헌기업, 애국기업이다.

반도사 3천년래 호암 이병철 일가는 최고의 위인이며, 성인들인 것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 35조원…3년새 83% 증가
개인주주 100만 육박...'국민주' 된 삼성전자



​정부가 지주회사법·금산법·보험업법의 3종 세트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고 있다. 핵심은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92%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이른바 ‘3% 룰’에 따라 16조원어치를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참여연대 등은 보험사가 고객 돈으로 산업자본인 삼성전자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며 지분 매각을 독촉하고 있다.



이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 이재용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은 19.78%에서 11%대로 곤두박질한다.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수준이다.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은 이 지분을 모두 매입할 여력이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매입해도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 그렇다고 함부로 국민연금 등에 매각했다간 언제 ‘연금 사회주의’의 몽둥이가 날아들지 모른다.



삼성의 가장 현실적 선택은 삼성물산을 앞세워 전자 지분 3~4%를 흡수하고 나머지 3~4%를 외국 우호 세력에 넘기는 방안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너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만큼 외국인 주주의 눈치를 더 살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33조5000억원을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쏟아부었다. ‘주주 친화적’이라는 깃발 아래 이 금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기를 쓰고 자사주를 매입·소각해야 외국인 주주를 달랠 수 있고, 오너 지분율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돈이 예전 같으면 설비투자와 일자리에 쓰였을 종잣돈이란 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연구개발과 인수합병에 투입돼야 할 소중한 재원이 경영권 방어에 낭비되는 것이다.



2014년 알리바바는 상하이와 홍콩의 구애를 뿌리치고 뉴욕 증시에 상장해 충격을 던졌다. 마윈은 “차등의결권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보유지분 7%가량인 마윈은 40%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자극받은 홍콩이 잽싸게 차등의결권을 도입하자 중국의 샤오미가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중국 정부도 더는 버티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우리 유니콘(자산 1조원 이상의 벤처)을 다 뺏긴다”며 차등의결권 도입을 선언했다.


​이재용 부회장 지분이 가장 많은 삼성물산, 향후 갈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삼성물산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지배구조는 2019년 12월말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보통주 지분 17.23%(3267만4500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분 2.86%(542만5733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지분 5.47%(1045만6450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과 특수관계인 보통주 지분이 32.94%에 달합니다.



삼성물산은 KCC가 지분 8.97%(1700만9518주),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7.30%(1384만239주)를 갖고 있습니다. 자기주식수는 지분 13.83%(2622만5650주)에 달해 자기주식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기업으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일어난 일연의 과정이 삼성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더이상 삼성의 4세 경영은 없다고 공언한 후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 부회장으로 이어진 경영권 승계가 자신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고 국민앞에 선언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상장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S,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비상장사로 서울레이크사이드, 삼성웰스토리,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제일패션리테일 등의 4개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씨브이네트 지분 40.1%, 시큐아이 지분 8.7%, 삼성벤처투자 지분 16.7%, 삼성경제연구소 지분 1.0%를 갖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가 자신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다고 공식화함에 따라 삼성물산의 계열사 보유 지분의 가치와 자기주식의 처리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습니다”라며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그룹 오너가는 더이상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룹 계열사 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이나 편법 등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 설립시 오너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 부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기주식의 향방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의 자기주식수는 전체의 13.83%(2622만5650주)로 삼성SDS의 0.04%(2만7614주), 삼성생명의 10.21%(2042만5221주)에 비해 비중이 큰 편입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 자기주식수가 한주도 없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아이들에게 더이상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소각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가치도 경영권 승계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끊임없는 잡음이 들려 왔고 국정농단 사태 등을 거치면서 시장에서 소외되고 저평가된 상황을 오래 지속해 왔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시가총액은 7일 종가 기준으로 35조2179억원 상당에 달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가치가 16조2970억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14조5823억원에 달합니다. 이어 삼성SDS가 2조3392억원, 삼성생명 1조8377억원, 삼성엔지니어링 1586억원, 삼성중공업 3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가 7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19조757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무리한 합병 비율로 인해 시장에서의 저평가와 함께 이 부회장이 아이들에게 경영권 승계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맞게 된 것을 교훈삼아 대기업들이 공정한 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룹간부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 당연”


삼성 비자금 특검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삼성그룹이 색다른 이슈로 다시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 해외 이전설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선 그 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삼성의 ‘아메리칸 드림'이 가시화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본사 이전 장소로 미국 로스앤젤레스가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이 본사이전을 실행에 옮길 경우 고용불안과 막대한 국부유출, 여타 기업의 해외진출 도미노현상 등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강도 높은 삼성 특검이 이전설을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무튼 본사이전이 실현될 경우 그 파장은 일파만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실상을 추적했다.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은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삼성전자는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인데, 각종 규제가 심한 국내에 굳이 본사를 둘 이유가 없습니다. 향후 북미·유럽 등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본사 이전은 타당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그룹 간부가 지난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본사 이전은 글로벌 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내부 기류를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은 사상 최악의 2008년을 맞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버랜드 전환사태 편법 증여에 관한 의혹에서 시작된 삼성그룹의 시련은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양심고백에 의한 ‘삼성비자금 특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중공업의 ‘실수’로 벌어진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는 삼성을 더 옥죄고 있다. 유조선과 충돌한 크레인과 예인선은 삼성물산이 소유한 것으로, 삼성중공업이 임차해 작업에 사용하던 장비다. 예인선 운항은 영세업체가 맡았다 해도, 실질적인 사고 책임은 삼성중공업에 있다는 비난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 삼성전자의 이전설이 또다시 흘러나오고 있어 ‘여타 정황이 삼성으로 하여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는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전형적인 글로벌 기업이 때문에 각종 규제가 심한 국내에 굳이 본사를 둘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중이다.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설이 꼬리를 무는 또 다른 주요한 이유로, 이건희 회장이 그룹 경영을 하기에 현재 처한 상황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이전설 배경 1= '압박의 연속'

 

 

 

이 회장은 노무현 정부 들어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인 'X-파일 사건'과 장남인 이재용 전무의 전환사채 불법 증여,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로 몇 해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삼성 비자금 특검에 의해 그룹 경영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승지원은 물론, 그룹 지휘본부인 전략기획실과 각 주요 계열사 그리고, 수뇌부와 핵심 재무담당 인사들의 자택까지 수색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같은 ‘압박 여건’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이 회장의 심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편치만은 않다. 게다가 특검팀이 2002년 대선자금 수사까지 들춰내기 시작한 터라 이 회장으로선 악몽의 연속이다.

이 회장이 이런 여건을 일괄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염두에 뒀던 삼성전자 본사 해외 이전 계획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계 한 관계자는 "지난날 X-파일로 대표되는 뿌리 깊은 정경유착 관계는 국가최고권력자의 선정과정에까지 삼성의 검은 돈이 파고들었다는 명백한 증거이고 삼성공화국의 현실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한국최대 재벌인 이 회장이 글로벌화를 외치며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는 설이 난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전설 배경 2= 특검과 경영권승계

설득력을 얻는 또 다른 이유로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삼성 측의 '불안감'을 들 수 있다. 삼성은 점진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고 있지만, 각종 편법과 불법 수단이 동원됐다는 의혹에 시달리면서 정부와 시민단체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예컨대 제도의 허술함 덕분에 재벌의 재산대물림 행태가 전근대적으로 진행해왔다는 지적이 공론화 하면서 이 회장의 심기가 극도로 불편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외 본사를 서두름과 동시에 경영권 승계 작업을 좀 더 빨리 매듭지으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삼성은 이재용 전무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 등으로 인해 재벌의 지배구조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대한 도덕성과 합법성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다 삼성 특검은 그 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그룹 2인자로 그룹 전체의 인사와 경영을 총지휘한 이학수 부회장과 그룹 3인자로 10년 넘게 자금을 관리한 김인주 사장이 특검 수사의 핵심 대상으로 지목 돼 있기 때문에 그룹 경영마저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 이번의 시련이 삼성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론이 나왔다. 즉 이 부회장 중심의 지휘라인이 물러나고 실질적 경영 지휘권이 이재용 전무로 넘어가는 수순에서 경영권 승계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특검을 어차피 진행될 승계 작업을 앞당기는 계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 문제로 정부 눈치로 보느라 결정하지 못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짓고 본사 이전을 본격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점쳐진다.

■이전설 배경 3= 심각한 반기업 정서

 

 

노무현 정부 시절 증폭된 반기업 정서도 삼성전자 이전설에 힘을 싣는 또 다른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 삼성으로 하여금 ‘탈출’을 종용하고 있다는 논리다.

최근 한국갤럽이 일반인과 기업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기업인들의 68.4%는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와 기업 소유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고 기업인들이 느끼는 반기업 정서의 수준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업 정서가 심화되고 있는 이유로 기업경영의 투명성 부족 등에 따른 일반인들의 불신 심화, 일부 계층의 부도덕한 '재산 불리기'와 빈부 격차의 확대 등이 지적됐다. 특히 재계에선 재벌들의 추악한 정경유착과 반사회적 행태를 생생히 지켜본 국민들에게 대기업 오너에 대한 '호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서해안을 죽음의 바다로 만든 기름유출 사고 원인의 일단의 삼성중공업에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비자금과 삼성중공업의 분식회계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반 삼성 정서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업경영의 윤리성과 투명성 제고"라며 "삼성그룹의 경우 '노조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는 선대의 경영철학을 떠받드는 대기업이 주도 한 국민들에게 과도한 친기업 정서를 바래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경제 붕괴 가능성 없나

문제는 삼성전자 이전설이 현실화 할 경우 닥치게 될 ‘쓰나미급’ 파장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서슴지 않고 내놓는다.

그룹 계열의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 해외이전이 이뤄질 경우 이를 모델 삼아 제2, 제3의 기업들도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국부유출이란 차원으로 볼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며 “더 나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이 더 나은 조건을 찾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국이 기업하기 힘든 곳이라는 이미지가 세계시장에 각인될 게 뻔하고, 그 여파는 상상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해외 이전 할 경우, 당장 고용 창출의 불확실성 문제가 대두 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종사원만 13만명이 넘지만 해외이전이 현실화 하면 국내 고용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는 ‘삼성 직원 채용규모가 줄어든다’는 단순한 문제에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그 여파에 대한 정확한 예상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타 기업의 고용불안으로 미칠 가능성이 있고, 경기 악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국부유출도 우려점으로 꼽힌다. 국내 재계 순위 1위인 삼성그룹이 해외로 옮겨질 경우 자산 역시 해외로 이전되는 것은 자명한 일.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국부유출 현상이 파생되면서 국내 경기는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입장에 봉착될 것이며 경기 악화의 촉발제가 될 수도 있다.

여타 그룹들도 해외 이전을 고려하거나 감행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탈출’은 유행처럼 번질 수도 있다. 자본의 논리에 맞춰 기업경영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생존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분석이다.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 가능성은 0%





홍콩, 싱가포르의 법인세율과 비교하는 것은 난센스

'만일 삼성이 한국을 떠난다면'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지난 18일자 <조선일보>의 칼럼은 '당근'에 해당한다. 이지훈 경제부장이 쓴 이 칼럼은 삼성 본사 해외 이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다. 2005년에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본사의 해외 이전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삼성 비자금 특검이 있었던 2008년에도 해외 이전설이 나왔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 부장이 이렇게 근거 빈약한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좋은 기업들은 죄다 해외로 빠져나가고, 한국은 빈 껍데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22%)이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낮지만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들인 대만(20%), 싱가포르(17%), 홍콩(16.5%)에 비해 높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류의 주장에 대해서는 필자가 2008년 8월 <프레시안>에 쓴 칼럼, "MB정부, 감세 말하기 전에 계산부터 하라"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논박한 바 있다.

"보통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들은 무역의존도가 20%대 수준으로 매우 낮고 내수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내수성장을 위해 '소득재분배'에 우선적으로 신경을 쓴다. 반면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들은 무역의존도가 300%대 수준으로 매우 높고 내수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다.

또 내수발전의 기반이 되는 인구와 법인세율 관계를 보더라도 OECD 회원국 중에서 아이슬랜드(30만 명), 아일랜드(430만 명), 핀란드(528만 명). 덴마크(544만 명), 스위스(748만 명) 등 비교적 인구가 작은 나라들은 대체적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낮고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인구가 많은 나라들은 법인세 최고세율이 높다.(인구는 2007년 기준)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70%대 수준으로 통계청이 소개한 74개국 중에서 26위로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인구 또한 200여개 국 가운데 25위로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인구대국과 인구소국 중간 정도가 적정하다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11월 <노컷뉴스>에 실린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의 인터뷰 기사. 그도 필자와 유사한 의견을 피력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법인세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고, 경쟁국이라고 얘기하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보다는 물론 높지만, 이런 도시국가들 하고 G20에 속하는 우리나라 하고는 산업구조도 다르고, 경쟁규모도 다르고,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꼭 그 나라들과만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이 의원이 2008년 <프레시안>에 실린 필자의 글을 읽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보수진영을 비판하는 필자의 글이 보수진영 일각의 동의를 얻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홍콩·싱가포르 빈부 격차, 중남미 수준

법인세율에 관한 한 홍콩, 싱가포르, 대만은 특수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대만은 중소기업 비중이 유난히 높은 나라다. 그래서 법인세 최고세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홍콩, 싱가포르는 중개무역으로 먹고사는 도시국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심각한 빈부 격차와 낮은 법인세율을 맞바꿀 수밖에 없었다. 경제수준에 비해 조세부담율이 낮으면 양극화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홍콩의 지니계수는 0.533(2007)으로 137개국 중에서 13번째로 빈부 차가 컸고, 싱가포르의 지니계수는 0.478(2009)로 29번째로 빈부차가 컸다. 지니계수 0.5는 중남미 수준이다. 이 두 나라는 내수 희생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도시국가들의 어두운 그늘을 보여준다.

감세정책과 외국인 투자, 별다른 관련 없다

이 부장과 같은 맥락에서 대다수 보수언론들은 기업들의 과중한 세 부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근거가 빈약하다.

국책연구소들의 보고서를 보면 기업들이 해외진출 사유로 '국내의 높은 세금'을 거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난 20년 간의 FDI(외국인 국내 직접투자)와 ODI(내국인 해외 직접투자) 동향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조세정책과 FDI, ODI 유출입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그림-1]을 보면 최근 몇년 간의 법인세 감세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FDI 비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2006년 이후 GDP 대비 ODI 비율이 급증한 것은 2006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었던 최중경 현 지식경제부 장관이 환율을 높이기 위해 달러 퍼내기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 35조 원의 사회보장세 덜 내고 있다

정부의 법인세 감세정책이 FDI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기업들의 세금 부담 수준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4.0%로 OECD 평균 3.9%와 유사하지만, GDP 대비 기업부담 사회보장세 비율은 2.4%로 OECD 평균 5.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기업들이 내는 세금이 선진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보니 정부의 감세정책이 FDI(외국인 국내 직접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다.

기업들 준조세 과하다? 황당한 코미디

또 방송토론을 하다보면 보수진영 학자들은 어김없이 '준조세'를 들고 나온다. 기업들의 준조세액이 법인세액에 근접할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세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준조세가 32조 원(2009년)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준조세 부담이 과하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것이다. 조세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우리나라 준조조세 실태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이렇게 쓰여져 있다.

"협의의 준조세 규모를 산출하면 부담금 2조 3822억원, 사회보험료 사업주 부담금 20조 7167억원으로 23조 969억원."

"광의의 준조세 규모는 사회보험료 사업주 부담금 20조 7167억원, 부담금 11조 5477억원을 합한 32조 2644억원."

이 보고서를 접한 보수언론들은 한국의 준조세 부담액이 법인세의 94%에 달한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그 실체는 이들의 주장과는 무관한 것이다.

이 보고서가 준조세의 일종으로 분류한 사회보험료 사업주 부담금 20조7167억 원은 필자가 앞에서 언급한 기업부담 사회보장세를 말하는 것이다. (2007년 GDP 대비 기업부담 사회보장세 비율은 우리나라가 2.4%, OECD 평균이 5.4%)

문제는 부담금 2조3822억 원(협의)~11조5477억 원(광의)인데, 이런 것들이 과하다고 주장하려면 선진국들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조세연구원 보고서에는 이에 관한 아무런 분석이 없다.

광의와 협의의 준조세 구분도 신뢰를 얻으려면 국제기구의 구분 기준에 따라 준조세를 나누거나, 그게 없다면 연구자 자신의 기준에 따르더라도 일관되게 각국의 통계자료들을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조세연구원의 보고서는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삼성그룹의 총매출, 국가경제 총산출의 8.3%

이 부장은 또 문제의 칼럼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2009년 삼성그룹 계열사 71개의 총매출은 220조 원에 달해 우리 GDP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전체의 23%이고,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이른다."

우리 경제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3가지 지표를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출액과 GDP를 단순비교하여 비중을 따지는 것은 코미디다. GDP가 부가가치액의 총합이라는 것은 대학교 1학년생도 아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분모를 GDP로 놓고 분자를 매출액으로 놓아 경제적 비중을 따진단 말인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은 1678조 원의 중간재(중간서비스 포함)를 투입하여 959조 원의 부가가치를 남기고, 2637조 원의 총산출을 낳았다. 따라서 삼성그룹의 총매출 220조 원은 우리 경제에서 8.3% 정도를 차지한다고 보아야 옳다.

물론 삼성그룹의 경제활동은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그 경제적 비중을 단순히 표면적으로 드러난 지표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실증적으로 나타난 지표들을 무시하고 엉터리 지표들을 만들어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나가며

동서고금의 독재자들은 안보위기론을 활용하여 위기에서 벗어나곤 했다. 경제권력을 가진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경제위기를 침소봉대하여 엄청난 사익을 챙기곤 한다. 삼성 본사 해외 이전설도 이와 같은 위기론의 아류, 혹은 협박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 비자금 특검이 있었던 2008년에 해외 이전설이 많이 나돌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부장 글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가 "삼성 같은 한 나라의 대표기업이 국적을 통째로 옮기는 경우는 역사적으로 드물"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기업조세 부담이 과하다며 삼성 본사 해외 이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한민국만큼 기업의 세 부담이 가벼운 나라도 드물기 때문이다.


'만일 삼성이 한국을 떠난다면….'



세금 4100억원을 추징당한 '선박왕' 권혁씨의 너무도 당당한 인터뷰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그는 160여척의 배를 빌려줘 한국의 자동차 등을 해외로 실어나르게 하는 사업을 하면서도 배나 회사의 적(籍)을 한국이 아니라 10여개의 조세피난처와 홍콩에 뒀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권혁씨의 경우는 기업이 마음대로 국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글로벌시대의 현실을 새삼 일깨워줬다.



세계 일류 기업인 삼성도 얼마든지 권혁씨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본사 이전 설(說)이 여러 차례 대두된 적이 있다. 2005년에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본사의 해외 이전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삼성 비자금 특검이 있었던 2008년에도 해외 이전설이 나왔다. 핀란드의 대표기업 노키아도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새 대표이사가 취임한 뒤 본사의 미국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최근에 있었다.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면 그 파장은 선박왕 권혁씨에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2009년 삼성그룹 계열사 71개의 총매출은 220조원에 달해 우리 GDP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전체의 23%이고,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이른다. 삼성 같은 한 나라의 대표기업이 국적을 통째로 옮기는 경우는 역사적으로 드물지만,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유념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탈세(脫稅)는 어떤 경우에도 막아야 한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많은 기업을 한국에 유치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기업들은 죄다 해외로 빠져나가고, 한국은 빈 껍데기가 될 것이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대만(20%), 싱가포르(17%), 홍콩(16.5%)에 비해 높다.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낮지만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들보다 높다는 게 문제다. 초(超)국적 시대의 국가 생존법은 세원(稅源)은 넓히되 세율(稅率)은 낮추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에는 세금보다도 무서운 것들이 많다. 맥킨지가 한국에서 5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의 기업 규제 정책, 법치주의 확립과 노사관계가 최하 수준으로 평가됐다. 정부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민간 기업에 가격을 낮추라고 압력을 넣는 것은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정부 초기에 '이명박 전봇대 뽑기'로 상징되는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들고 나왔던 모습은 지금 찾아볼 수 없다.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번창하는 것은 기업 활동이 자유롭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對)기업 서비스 마인드가 그것을 뒷받침함은 물론이다.



권혁씨와 같은 돌출 사례로 인해 나머지 기업들에까지 반(反)기업 정서가 확산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정당하게 돈 벌어 세금 낸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기업이 내는 세금을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 세금이 잘 쓰여지지도 않는다면 어느 기업주도 세금을 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 대기업 하기에만 좋은 환경이 돼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그 반대가 돼야할지 모른다. 한국이 진짜 강해지려면 일본이나 독일처럼 강소(强小)기업이 많아야 한다. 중소기업·벤처기업도 대기업으로 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기업의 저변이 넓어져야 어느 날 삼성 같은 기업이 한국을 떠난다고 해도 패닉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제조기업 해외이전 ‘썰물’ 10년간 사라진 일자리 24만개

국내 제조기업들의 해외 이전 가속화로 2006년부터 10년간 344억4000만 달러(약 39조6000억 원) 규모의 국내 투자가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 24만2000여 개도 창출되지 않았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대기업 U턴 지원 정책’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액 중 고부가가치 기술과 연관돼 국내 U턴이 반드시 필요한 부문은 38억5469만 달러였다. 이 금액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 투자됐어야 국내 제조업 전체 경쟁력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2006∼2015년 10년간 사라진 국내 투자 규모는 1996∼2005년(48억2743만 달러)의 7.1배나 된다.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신규 일자리 창출 기회도 매년 2만∼3만 개씩 증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양질의 일자리 2만5298개가 이렇게 사라졌다.




반기업정서 때문에 해외로…일자리도 세금도 함께 떠나

반기업정서는 기업을 내쫓는다. 그러나 기업이 본국을 떠나면 일자리도 세금도 함께 사라진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국민차 브랜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크라이슬러와 합병한 후 이탈리아 토리노에 115년간 뿌리를 내렸던 본사를 국외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1899년 창립과 함께 자리 잡았던 토리노를 떠나 등기상 본사는 네덜란드에, 세법상 주소지는 영국에 두기로 했다. 세금이 이탈리아가 아닌 영국으로 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피아트·크라이슬러 합병법인 연간 생산량은 세계 7위로 440만대에 달한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반기업정서가 강한 대표적인 나라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어려워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고 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도 심한 편이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노조와 여론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



피아트에 이어 이탈리아 대표적 스포츠카 브랜드인 페라리 또한 높은 법인세율을 피해 국외로 본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측에서는 본사 이전설을 부인했으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탈리아와 함께 반기업정서가 높은 나라로 프랑스를 꼽을 수 있다. 부유세 논란이 일었던 곳이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에서 반기업정서와 부유층에 대한 높은 세율이 문제가 되자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생산하는 LVMH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2012년 벨기에 시민권을 신청했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스웨덴 대표 기업인 이케아는 세금과 반기업정서를 피해 네덜란드로 본사를 이전했다. 스웨덴은 반기업정서가 크지 않은 곳이지만 유독 이케아에 대해서는 반감이 큰 편이다. 이케아 본사 이전으로 이케아가 벌어들인 이윤에 대한 법인세는 네덜란드 정부가 가져간다



반면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서는 공장과 일자리를 끌어온다. 2012년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기공식. 시안 시내에서 삼성공장 용지까지 연결되는 20㎞ 구간이 삼성전자를 환영한다는 붉은색 플래카드로 뒤덮였다. 자발적으로 나선 환영 인파가 삼성전자 일행을 환영하며 손을 흔들었다. 도로 이름도 ‘삼성로’라고 명명됐다.



황사가 많은 지역이어서 반도체 공장으로 좋은 입지가 아니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이 같은 지역정서를 감안해 삼성전자는 시안을 공장 용지로 선택했다. 지난해 완공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향후 직간접으로 1만3000명에 이르는 고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 기아자동차 공장 기공식에서 소니 퍼듀 당시 조지아주지사는 “특별팀을 구성해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빌리 헤드 당시 웨스트포인트시장은 “기아차 공장은 우리에겐 복음”이라고 단언했다. 주민의 환영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민의 진심 어린 환영이 공장 용지를 선택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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